"美 30년 '유령 도시'가 들썩인다"…삼성전자의 '놀라운 힘'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삼성전자 텍사스 공장서 7분 거리
텍사스 74년 전통 바비큐가게
'루이뮬러바비큐' 사람 몰려들어
경계현 사장도 방문해 눈길
280조 삼성전자 낙수효과 화제
미국 테일러시 '루이 뮬러 바비큐'의 세트메뉴. 출처=경계현 사장 인스타그램
"이 가게 훈제 바비큐는 입에서 녹아요."
"먹어 본 소시지 가운데 최고입니다."

미국의 텍사스 테일러시. 인구가 고작 1만7000명인 촌구석 동네다. 경북 영양군과 인구가 같은 여기에 미국의 대표 바비큐 가게가 있다. 1949년 문을 연'루이 뮬러 바비큐(Louie Mueller Barbecue)'로 현재 3대째 운영 중이다.

이 식당은 식자재를 다 쓰면 문을 닫는다. 이 바비큐집은 요즘 들어 부쩍 영업시간이 짧아졌고 사람이 몰렸다. 차로 7분 거리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결과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부문 사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루이 뮬러 바비큐의 식당과 음식 사진을 올렸다. 이 가게와 함께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현장 사진도 올렸다.

삼성전자는 공장 구축에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로 한산했던 테일러시에서만 2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전망이다. 경 사장은 "테일러 팹(공장) 외관 골조가 완성되고 내장 공사가 시작됐다"며 "내년 말 여기서 4나노미터(㎚·1㎚=10억분의 1m)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차로 7분 거리에 루이 뮬러 바비큐가 자리 잡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텍사스 5대 바비큐 가게이자 각종 전문지에서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식당으로 여러 차례 소개된 곳이다. 테일러시는 몰라도 루이 뮬러 바비큐를 아는 미국인들이 적잖다.
이 식당은 소갈비, 브리스킷(소 양짓살), 소시지 등으로 구성된 199달러(약 25만원)의 세트요리(Sample platter)가 대표 메뉴다. 미국 외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통하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즈'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아메리칸 대표 식당으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가게 사장인 웨인 뮬러 씨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이 식당을 운영하는 뮬러 씨는 현지 언론에 "30년 동안 테일러시는 유령 도시 같았다"면서도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서면서 활력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테일러시에는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들어서는 등 도시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 등 현지 언론은 "테일러시가 텍사스 경제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주민들도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삼성전자는 이처럼 국내외에서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외 낙수효과(경제가치분배액)는 역대 최대인 28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제가치분배액은 제품구매(협력사), 인건비(임직원), 세금(정부) 등 이해관계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배분한 기업의 수익 규모를 의미한다. ‘낙수효과’와 비슷한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