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먹겠나"…아스파탐 논란 일단락에도 일부 기업 결국 '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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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지정설탕보다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이 결국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하는 발암가능물질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산업계가 주목했던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의 일일섭취허용량은 '현상 유지'로 결정되면서 후폭풍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1일 40㎎/㎏ 허용기준 유지
식약처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
일부 스낵 음료, 아스파탐 대체 진행
알룰로스 등 천연감미료 시장 커질 듯
○아스파탐 발암가능물질 확정...섭취허용 기준 유지
14일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군인 ‘그룹2B’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룹2B는 '역학조사나 동물실험상 증거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섭취 시 발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제품군'을 뜻한다. 김치와 같은 절임 채소, 알로에 전잎, 고사리, 전자파 등이 포함돼 있는 그룹에 해당한다. IARC이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군에 올렸지만, 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의 합동 기구인 JECFA는 이날 아스파탐의 일일섭취허용량 기준을 조정하지는 않았다. JECFA는 기존 아스파탐 하루 섭취 허용량인 40㎎/㎏을 유지하고 현재 섭취 수준에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파탐은 현재 섭취량 수준에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 별도로 아스파탐의 허용치를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아스파탐이 들어가는 다이어트 음료, 막걸리, 제과, 의약품 등에 별도의 조치가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에 조사된 우리나라 국민의 아스파탐 평균 섭취량은 하루 약 0.048㎎/㎏으로, JECFA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 대비 0.12%에 그쳤다.
○"아스파탐 첨가 안전" VS "대체제 찾을 것"
아스파탐의 유해성 논란이 WHO의 발표로 일단락됐지만, 기업들은 엇갈린 대응을 내놓고 있다. 영세 업체들이 몰려있는 막걸리 업계는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인 반면, 일부 기업들은 아스파탐에 대한 악화된 소비자 인식을 고려해 대체 감미료를 찾겠다는 방침이다.롯데칠성음료는 “펩시제로에 포함된 아스파탐 함량은 WHO에서 정한 일일섭취허용량 대비 미미한 양이 함유돼 있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달 29일 로이터통신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직후 보름여간 국내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기업 중 한 곳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대표적인 아스파탐 함유 음료로 꼽히는 ‘펩시제로’의 국내 사업자다. 대부분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한 막걸리업체들도 이번 발표 이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등록된 막걸리업체 752곳 중 90%가량은 연 매출 1억원 이하의 영세 사업자다. 이들 업체가 아스파탐을 빼고 새로운 첨가물을 넣어 맛을 조정하고 품질을 안정화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아스파탐에 대한 ‘손절’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등 제과업체들은 일부 스낵에 들어간 아스파탐을 대신할 감미료 개발작업을 진행하고 수 개월 내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의 아스파탐 대체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름여간 퍼졌던 아스파탐 공포는 다소 누그러지겠지만 식품 안전성에 대해선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아스파탐을 빼겠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공감미료를 대신할 천연감미료 시장이 커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삼양사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알룰로스를 만들고 있다. 대상도 연내 알룰로스 생산에 뛰어들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자일로스를 생산 중이다.
하수정/양지윤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