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은 마통 두 달만에 26조원 갚았다 [강진규의 BOK워치]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한국은행에 빌린 일시 차입금 잔액 규모가 5조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세수 부족으로 정부가 일시적으로 조달한 자금을 대거 갚은 결과다.

14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정부의 한은 차입금 규모는 5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말 8조7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 줄었다. 정부가 올들어 한은 단기 자금을 대거 끌어썼지만 세수가 확보되는대로 상환한 결과로 파악된다. 한은 차입금 규모가 올들어 수십조원으로 불어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상환액은 고려하지 않은 누적 차입액에 해당한다. 상환액을 고려한 차입액 잔액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은 차입금 잔액 규모는 세수 펑크가 심했던 1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말 잔액은 31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하지만 4월 법인세가 징수되면서 이중 20조원 이상을 상환해 4월 잔액 규모가 8조7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어 지난 5월에도 또다시 잔액이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한은 차입금을 많이 쓴 것에는 예산 조기집행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60% 이상의 예산을 상반기에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일시 차입금은 정부가 내년 1월20일까지 상환을 완료해야한다. 정부 결산 등을 감안하면 연말 이전에 상환하는 것이 보통이다. 작년에도 1분기 빌렸던 11조6000억원 정도를 3분기 쯤 대부분 상환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