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침수차 속아서 사세요? [슬기로운 금융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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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침수피해 매년 급증"중고차 구매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부터 잔고장이…설마 내가 고른 차가 지난 장마때 물에 잠겼던 차량?"
'카히스토리'에서 침수이력 확인 가능
중고차업계, 침수차 보상프로그램 시행
올해도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비 피해 소식이 들려옵니다. 매년 장마철만 되면 물에 잠긴 '침수차량'에 대한 우려도 커지죠. 실제 지난해 수도권에 내린 집중호우로 고가의 외제차들이 대거 물에 잠기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당시 물폭탄을 맞았던 그 차량들, 지금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내가 구입한 중고차가 그 중 하나는 아니었는지? 중고차 매매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침수차' 판별법을 알아보겠습니다.
◆ 이상기후로 차량 침수피해 매년 급증
올해도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됐습니다. 쏟아지는 물폭탄에 주의를 당부하는 재난문자가 잇따르고 있죠. 특히 올해는 '슈퍼 엘리뇨' 영향으로 역대급 폭우와 태풍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상 기후가 심화되면서 집중호우가 늘고, 그에 따른 차량 침수사고 피해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8년 2,923건이었던 차량 침수사고는 2020년 8,968건, 지난해에는 1만8,266건으로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특히 연간 차량 침수피해 중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7~10월 침수사고 비중이 93.6%를 차지합니다.
최근 5년간 침수사고는 총 3만4,334건. 이 중 수리가 불가능하거나 수리비가 차량가격을 초과하는 침수전손은 2만5,150건, 일부 손해가 발생한 침수분손은 9,184건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침수차량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신형차량일수록 더 위험…'카히스토리' 검증 필수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침수전손 처리된 차량은 30일 내에 폐차하도록 해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문제는 분손차량(일부 손해)입니다. 분손차량은 법적으로도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렇다보니 침수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무사고차량으로 둔갑해 허위유통되는 사례도 빈번하죠.
침수차의 경우 차량부품이 물에 닿으면서 부식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자장치가 많은 신형차량이나 전기차가 침수되는 경우에는 기능이 고장날 수 있고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고차를 구입할 때 유의해야 합니다.그렇다면, 내가 산 중고차가 침수차량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보험개발원은 침수차가 무사고차량으로 둔갑해 허위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카히스토리(www.carhistory.or.kr)'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카히스토리에 접속하면 '무료침수차량 조회'를 통해 침수차량 여부와 침수일자 확인이 가능합니다.◆ 침수차 보상프로그램도 등장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카히스토리에서는 사고이력 조회와 무료침수차량 조회, 무료폐차사고 조회, 자동차보험료 조회 등 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차량번호와 차대번호를 입력하면 내 차량이 침수차량인지, 침수차량이 맞다면 침수일자는 언제인지 확인 가능합니다.
사고정보 이외에 주행거리나 파손부위 등 사고이력과 같은 정보도 조회할 수 있어 중고차를 거래할 때 '필수코스'로 여겨집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중고차업계도 여름 침수차 구입을 우려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심 보상 프로그램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구매 후 차량 진단 결과와 달리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확인될 경우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등을 전액 환불해주고 추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중고차업계간에도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면서 이 보상금 규모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더 이상 '속아서' 침수차를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사전 확인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슬기로운 TIP
만능일 것 같은 '카히스토리'에도 허점은 있습니다. 보험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자동차보험 보상내역을 기초로 제공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되지 않은 사고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만약 직접 차를 확인할 경우에는? 물로 세척하기 힘든 차량 하부의 주요 전장제품(전자제어장치 바디제어모듈 등)에 표기된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을 대조해 체크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퓨즈 박스에 흙먼지가 쌓이거나 부식됐는 지 여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 흔적이 있는 지 여부, 창문을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유리 틈 사이를 조명장치로 살펴 내부 오염이 있는 지 여부, 실내 매트를 걷어 바닥재가 오염됐는 지 여부 등을 확인해 침수 유무를 진단할 수도 있습니다.장슬기기자 jsk983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