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젤렌스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한 尹대통령, 젤렌스키와 정상회담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지 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두 정상은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보 지원은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제안한 '평화공식'에 대해 "중요성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공식은 우크라이나 영토 복원, 러시아군 철수 및 기존 국경 회복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인도 지원 관련 "우크라이나 정부 재정 안전성을 위해 세계은행과 협력해 재정지원을 새롭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인도적 지원 물품을 최대한 신속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양국 정부와 기업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한국 재정당국이 배정한 1억달러의 삭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을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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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양국 정상은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이제 우크라이나 학생들도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게 됐다고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도 '드니프로 강의 기적'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6·25 전쟁 당시 국토의 90%를 빼앗기고도 기적적으로 승리한 한국의 역사를 거론하고,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표현까지 동원하면서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을 응원하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발언을 언급한 뒤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경제, 에너지 지원 등도 논의했다"며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도와주고, 안보와 인도적 지원을 계속 제공해 줘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상회담은 총 110분 동안 진행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전사자 추모의 벽에 헌화하기도 했다.

바르샤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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