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벤츠 '럭셔리 스포츠카' 끌고 도로 나갔더니… [배성수의 다다IT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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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수의 다다IT선 128회요즘같이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운전대를 잡기가 조심스러워진다. 평소에 차를 자주 몰더라도 폭우엔 대중교통을 타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빗길에서 속도를 올리면 그만큼 사고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저속, 안전 주행이 요구된다.
벤츠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 타보니
전국 곳곳에 호우주의보를 넘어 호우경보가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로부터 '메르세데스-AMG GT 43 4매틱(MATIC) 플러스(+)' 차량을 대여해 타봤다.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가 내놓은 '세단 같은 스포츠카' '패밀리카 같은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4도어 스포츠카다.주차장에 도착한 차량을 만나 핸들을 잡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카를 빌린 만큼 '당연히 고속도로에서 풀 액셀을 밟아야 한다'는 생각과 '빗길에서 1억5000만원이 넘는 시승 차를 안전하게 몰아야 한다'는 걱정이 겹쳤다. 안전 운전 규정을 준수하며 서울 내 출, 퇴근길과 서울~일산 등 비교적 가까운 거리를 여러 차례 주행하기로 했다.차량을 끌고 도로에 나가니 이런 걱정이 무색해졌다. 벤츠만의 안전 주행 기능이 무엇보다 빛을 발했다. 비가 쏟아져 도로 환경을 살피기 어려웠음에도,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으로 속도와 제동을 지원하는 '액티브 디스턴스 어이스스트 디스트로닉', 차선을 벗어나지 않고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 '액티브 차선 이탈방지 어시스트' 등 다양한 기능으로 급가속과 급제동 때 차체 흔들림이 적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에선 AMG 모델만의 특징은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주행 상황에 맞춰 차량 내부의 센터 콘솔과 스티어링 휠 하부 버튼으로 드라이브 모드를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모드로 설정할 수 있다. 일반 주행 모드인 컴포트 모드로 달리다 100km 이상으로 속도를 올리면서 스포츠,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부드러운 엑셀 제어와 대비되는 압도적인 토크가 차를 밀어냈다. 빗길인 만큼 적정 속도를 유지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속도감은 자극적이라기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느낌이었다.재빠른 변속도 안정적이면서도 속도감 있는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해줬다. 차량은 48볼트 전기 시스템을 탑재한 직렬 6기통 엔진과 9단 변속기가 네 개의 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안정적인 파워트레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고 출력은 389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올리는 데 4.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곡선 구간이 계속되는 와인딩 구간에서도 운전자와 동승자의 균형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차량 디자인은 날렵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전면부는 날렵한 쿠페 스타일의 차체와 지붕부터 차 뒤쪽까지 이어지는 AMG 특유의 세로형 프론트 그릴이 주는 디자인이 멋스럽다. 립 스포일러와 패스트백 형태와 치켜올린 트렁크 리드가 돋보이는 후면부는 전통적인 세단, 쿠페형 세단과는 색다른 역동적인 매력을 줬다. 차체 크기는 일반적인 세단과 비교하면 큰 편이다. 벤츠 S클래스의 ‘MRA 플랫폼’을 공유해 길이 5055㎜, 폭 1955㎜의 차체를 갖췄다.실내 내부 인테리어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우선 부드러운 니퍼 가죽 시트와 일반 벤츠 차량과 달리 컬럼 방식의 기어가 아닌 센터 콘솔에 위치한 기어 레버가 눈에 들어온다. 센터 콘솔엔 V8 엔진을 형상화한 8개의 작은 버튼으로 다양한 기능적 요소를 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드라이브 모드 전환과 변속기 수동-자동 전환, 액티브 리어 윙 조작, 배기음을 높여주는 가변식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 등을 제어할 수 있다.
패스트백 세단 디자인을 갖췄지만 '패밀리카'를 지향하는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만큼 뒤 자석도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했다. 트렁크 용량은 골프백 3개는 넉넉히 들어가는 456L다. 2열 시트 폴딩도 가능하다. 밤에 분위기를 더하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열선, 통풍을 제공하는 시트와 무선 충전, HUD(헤드업디스플레이), 부메스터 오디오 등 각종 편의 사양도 탑재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