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가 미국서 받은 집속탄 쏘면 우리도 쓴다"

푸틴 "속탄 사용은 '전쟁범죄'"

"러시아는 집속탄 사용한 적 없다" 거짓말도
사진=TASS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집속탄을 러시아군에 사용할 경우 동일한 탄약으로 맞대응할 수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방송 로씨야-1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집속탄을 충분히 비축하고 있으며 그런 탄약이 러시아군에 사용된다면 러시아도 쓸 권리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집속탄을 사용하지 않았고 탄약이 부족했던 기간에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미국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 지원을 결정했고, 지난 13일 물량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의 탄약 부족을 고려한 것으로, 미국은 155mm 포탄을 충분히 생산할 때까지 과도기에만 집속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보낼지 여부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 싸우려면 위해 탄약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집속탄 사용을 '전쟁범죄'라고 언급했는데 나도 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집속탄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CNN은 그러나 푸틴의 발언과 반대되는 증거가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 3월 유엔은 러시아군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집속탄을 최소 24회 사용했다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CNN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에서 11발의 집속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은 모폭탄이 상공에서 터지면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무기다. 그러나 자탄 가운데 불발탄이 많이 발생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전 세계 120개 국가가 금지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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