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무릅쓰고 우크라 방문한 尹…"자유 민주주의 지지"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를 15일 직접 찾은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서다. 종전 이후 시작될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전시상황에서, 또 향후 재건과정에서 어떻게 양국이 협력할 지 논의를 할 필요가 있어 방문하기로 결정했다"며 "최종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방문을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이뤄졌다. 지난 5월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을 방문하면서 초청 의사를 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친서를 윤 대통령에 전달했고, 같은 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때 젤렌스키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만나 직접 초청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윤 대통령의 외교철학과 맞닿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 연대해 전체주의 및 권의주의 세력의 폭력에 맞서야 한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한·미·일 동맹 강화에 힘을 쏟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2년 연속 참여하는 등의 행보를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요청에 따라 지뢰 제거 장비, 긴급 후송 차량 등 인도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2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뜻을 일관적으로 밝혀왔다. 최근엔 NATO의 우크라이나 신탁기금에 참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확대정상회담을 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자 자유, 인권, 법치 기반인 국제규범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6·25 전쟁 당시 및 전후 경제발전 역사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한국 국민을 대표에 우크라이나에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NATO 정상회의 기간 중 12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했는데, 그 때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우크라이나 관련 언급을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전후 한국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진출을 돕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경제적 이익을 보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거나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와 관계가 돈독해지면 한국 기업이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게 용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후 우크라이나를 재건사업 규모는 1500조~2000조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제2의 마셜플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수석은 한국 민간·공공기관의 1차적 재건사업 참여 규모가 520억달러(약 66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바르샤바=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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