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5명 나온 747번 버스, 폭우로 노선 바꿨다가 변 당해

강내면 침수로 도로 통제되자 3순환로 이용해 오송지하차도 우회 운행

청주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오송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16일 시신 5구가 인양된 버스(청주 747번 급행버스)가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4명, 남성 1명의 시신이 인양된 이 버스는 전체 길이 685m의 지하차도 중 터널구간(430m)을 거의 빠져나온 상태였다.

궁평리 쪽에서 지하차도에 들어왔다가 터널을 나와 오송리 쪽으로 향하다가 순식간에 폭포수처럼 유입된 미호강 흙탕물에 발이 묶여 침수된 것으로 추정된다.

평소 747번 노선을 이용했던 주민들은 이 버스가 왜 정규노선이 아닌 오송 지하차도로 진입했는지 의문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고속버스터미널∼충청대∼오송역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오송지하차도는 원래 다니는 길이 아니다.
전날 청주 시내에서 강내면 쪽으로 운행하던 버스 운전자는 오전 8시 20분께 3순환로 강상촌교차로에서 방향을 틀어 청주역분기점 쪽으로 버스를 몬 것으로 청주시는 파악하고 있다. 이틀간 쏟아진 폭우에 저지대인 강내면 일대가 침수돼 당일 오전 5시 30분부터 탑연삼거리에서 도로가 통제되자 우회 운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교통 통제로 당시 많은 차가 탑연삼거리 앞에서 회차했다고 강내파출소 측이 전했다.
실종 상태인 50대 버스 운전자는 충청대에서 내릴 승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탑연삼거리까지 가지 않고 강상촌교차로에서 우회했고, 청주역분기점과 옥산교차로를 지나 오송지하차도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버스는 위태로울 정도로 미호강 수위가 높아졌는데도 당국이 교통통제를 하지 않은 지하차도에 진입해 비교적 무난하게 출구를 빠져나온 것 같았지만, 미호강 제방 붕괴로 쓰나미처럼 지하차도로 밀려 들어온 강물을 피하지 못했다.

청주시는 승하차시스템 확인을 통해 사고 당시 버스에 기사를 포함해 10명 정도 타고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난간에 매달려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버스 승객의 진술과 거의 일치한다. 이 승객은 "버스에 승객 8명과 운전기사 1명이 더 있었는데 탈출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