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서 호우피해 점검한 윤 대통령 "무리하다 싶게 진입 통제하라"
입력
수정
지면A6
힌남노때 사전통제 실패 질책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돌아온 직후 현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호우 피해 및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여야 지도부는 충북 등 수해 현장을 찾아 주민들을 위로하고 이번주 예정됐던 국회 상임위원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재명·윤재옥 수해 현장 점검
이번주 국회 상임위 연기 합의
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서 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의 화상회의에서 “이번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윤 대통령은 “재난 대응의 제1 원칙은 위험지역에 대한 진입 통제와 물길의 역류나 범람을 빨리 인식해 선제적으로 대피 조치를 시키는 것”이라며 지하차도 침수가 발생한 충북 청주 등 일부 지역에서 사전 통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어 “작년 힌남노 때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문제도 결국 사전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경찰은 지자체와 협력해 저지대 진입 통제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 달라”며 “기후변화로 기상 전망이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기상청은 지역별로 보다 세부적인 기상 상황을 선제적으로 신속 전파해 달라”고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돌아오는 열차와 공군 1호기 내에서도 참모들과 긴급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집중호우 피해 상황을 살폈다. 수해 피해에도 우크라이나 방문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이 아니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기회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없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당장 한국에 뛰어가도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하고 대신 현지에서 수시로 지시를 내리고 모니터링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중 국내 수해 상황을 고려해 현지 박물관 방문과 친교 일정 등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집중 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북 괴산과 경북 예천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대피한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의원들과 청주 궁평2지하차도를 찾아 배수 작업을 지켜보고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했다.
여야는 수해 상황을 감안해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비롯해 이번주 예정됐던 상임위 회의 대부분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