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기저귀 놓고 가세요"…'예스키즈존' 고깃집에 갑론을박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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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키즈존' 안내판 내건 강원도 고깃집
"똥기저귀 놓고 가세요…저희가 치울게요"
"정말 귀한 곳" vs "직원 동의는?" 갑론을박

17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강원도 태백시 한 고깃집이 내건 '예스키즈존' 안내판이 주목받았다. 이 고깃집은 "사랑스러운 아가들과 어린이들을 환영한다"며 "똥기저귀 놓고 가셔도 된다. 저희가 치우겠다"는 다소 파격적인 문구를 적어뒀다.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거센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먼저 예스키즈존을 지지하는 이들은 "돈쭐 내자", "이런 가게가 많아졌으면", "정말 귀한 곳이다", "'똥기저귀'만 보지 말고 그만큼 아이들에게 친화적인 식당이라는 소리", "사장님 마음에 감사하다" 등 호평을 내놨다.

예스키즈존의 등장은 어린이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키즈존의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아이들을 위험한 존재로 설정하고 사전에 차단해 버린다는 시각에 반발하는 차원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추진을 시작한 '서울키즈 오케이존'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 6월 말 기준 총 504곳(한식 258곳, 햄버거 78곳, 카페 59곳, 중식 43곳, 양식 36곳, 기타 30곳) 식당이 서울키즈 오케이존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한국에서 노키즈존 영업이 성행하는 것은 '역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 살배기 딸을 키우는 김 모 씨는 "출산율 최저의 나라에서 어린이를 혐오하는 정서가 팽배한 것은 모순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신도 이런 현상에 집중한 바 있다. CNN은 지난달 말 "어른들이 방해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려는 노키즈존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눈에 띄게 인기를 끌었다"며 "카페와 식당에서 아이들을 막는 것은 출산 장려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회에서도 노키즈존을 아동 차별로 보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예방 조치 등을 강조한 법안(7월 11일/이성만 무소속 의원 대표발의·아동복지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