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 세계 첫 수소비율 60%로 높인 수소혼소발전 실증

한화임팩트 등과 터빈 국산화
연 1600만t 온실가스 감축 기대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 6월 21일 충남 서산 한화대산공장에서 열린 ‘수소혼소발전 실증 기념식’에 참석했다. 한국서부발전 제공
한국서부발전은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와 2021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수소혼소 기술개발에 나섰다. 수소혼소 발전은 기존 가스복합발전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에 청정연료인 수소를 혼합해 연소하는 기술이다.

LNG에 수소를 혼합하면 비율만큼 기존 LNG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수소혼소율이 100%면 무결점 청정 발전소가 된다. 수소혼소 발전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무탄소 발전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인 발전 기술은 태양과 바람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다. 하지만 신재생발전은 입지 선정, 날씨 변동 등으로 많은 제약이 뒤따른다. 수소발전은 기존 발전시설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대체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수소발전으로 가기 위해 먼저 선행돼야 하는 것이 수소혼소 발전이다.국내에서는 한화임팩트가 수소혼소 기술구현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부발전이 2021년 수소혼소 기술 개발에 나설 당시 한화임팩트는 수소혼소율 30% 기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서부발전은 이를 뛰어넘어 수소혼소율 50%에 도전했다. 이듬해 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에서 노후된 80㎿(메가와트)급 가스터빈을 떼어다 한화임팩트 대산공장으로 옮겨 수소혼소가 가능한 가스터빈으로 개조했다. 1년여의 기술개발 끝에 세계 최초로 수소비율을 60%까지 끌어올린 수소혼소 발전실증에 성공했다.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의 성공여부는 ‘수소 연소기 기술’과 ‘화염 제어 기술’에 달려 있었다. 터빈제작 관련 기술이 전부 외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한화임팩트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산 기술로 혼소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독자적인 수소 연소기 기술개발을 통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국내허용치 20ppm(1ppm=공기 1㎥당 1cc)의 30% 수준인 6ppm 이하로 낮췄다.

별도의 저감장치 없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인 것도 의미가 크다. 60%의 수소혼소율로 발전하는 동안 LNG 발전 대비 배출가스 내 이산화탄소 저감률은 실증목표의 최고 수준인 22%를 달성했다. 이번 실증 성공으로 국내 발전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국내 가동 중인 LNG 가스터빈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기준 6600만t으로 추정된다. 이 가스터빈을 모두 수소혼소율 50% 터빈으로 개조할 경우 LNG발전 부문에서 연간 1600만t 이상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조정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중 발전 부문에서 감축해야 하는 1억2000만t 온실가스 배출량의 13%에 해당한다.서부발전은 한화임팩트와 150㎿급 가스터빈에 수소혼소 연소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