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사기꾼 소녀가 은행강도의 인질로 잡혔다

[arte] 책 리뷰


테스 샤프 지음
고상숙 옮김
북레시피
468쪽 / 1만8000원
GettyImageBank.
아무런 정보 없이 읽어야 재미있는 책들이 있다. 추리소설이 대표적이다.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면서 읽는 맛이 있지만, 진짜 재미는 그 예측이 빗나갈 때 찾아온다.최근 국내 출간된 장편소설 <완벽한 딸들의 완벽한 범죄>는 그런 점에서 책 담당 기자를 난감하게 만드는 책이다. 미국 소설가 테스 샤프가 쓴 이 작품은 사전 정보가 없을수록 재밌게 읽힐 만한 추리소설이다.

"정말 날 안다고 생각해?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 붉은 책 표지에 적힌 책 속 문구처럼 '이런 내용이겠거니' 하는 예상을 번번이 빗겨간다. 빠른 사건 전개와 경쾌한 문장 덕에 빠르게 책장이 넘어가는데, 중간중간 '뭐라고?' 소리 내게 만드는 흥미로운 장치들이 배치돼 있다.

아주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사기꾼의 딸, 전직 사기꾼인 10대 소녀 '노라'는 전 남자친구인 '웨스', 그리고 현 여자친구인 '아이리스'와 함께 셋이서 은행을 방문한다. 간단한 은행 업무를 20분 만에 처리하고 그곳을 빠져나올 생각이었는데, 총 든 은행강도에게 발이 묶인다. 세 명은 다른 은행 손님들과 함께 인질로 붙잡힌다. 그런데 어쩐지 두 강도의 목적은 단순히 돈을 훔치는 게 아닌 것 같다.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의 한 장면.
사기꾼 엄마의 학대에서 탈출했던 '노라'는 이번에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무슨 수로? 그건 책을 다 읽은 뒤에야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힌트는 어떨까. 책을 완독한 뒤에는 표지 곳곳에 그려져 있는 물건들이 예사 물건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소설은 노라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노라가 은행강도와 협상하고 또 그들을 속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흥미진진한 여정은 넷플릭스 영화로 만들어진다. '에놀라 홈즈' '기묘한 이야기' 등의 주인공 밀리 바비 브라운이 출연할 예정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