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휩쓸린 농산물…식탁물가 비상

주요 생산지 출하 '올스톱'
하우스 침수되고 낙과 속출
깻잎 등 1주일새 30% 급등

尹 "재난지역 선포 등 총동원"
< 진흙탕에 뒹구는 수박 > 전국 곳곳에서 수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17일 충남 부여군의 한 비닐하우스 속 수박이 진흙탕에 뒹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여의도 면적의 93.4배(2만7094㏊) 규모의 농지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뉴스1
한반도를 직격한 역대급 폭우가 하반기 식탁물가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전국 주요 농산물 산지가 정상적 출하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보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가 잦아들더라도 공급이 급감한 와중에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9월 28일~10월 9일) 성수기로 이어져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1주일간(7월 10~16일) 집계한 폭우 피해 농지 면적이 총 2만7094㏊로, 2021년 연간 풍수해 피해 면적(4만5077㏊)의 60.1%에 달한다고 17일 발표했다. 하우스가 물에 잠기고 과실이 떨어지는 등 피해를 본 상당수 농가는 농산물 출하를 전면 중단했다. 이 여파로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는 상추, 시금치, 깻잎 가격이 1주일 전보다 28.6~38.5% 급등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여름 내내 농산물 공급이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들은 “폭우, 폭염 등 여름철 기상이변이 매년 반복되는 추세여서 하반기만 되면 식탁물가가 들썩이는 패턴이 연례행사로 굳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작년에도 폭우가 쏟아진 7~8월과 9월 초 이른 추석 연휴가 이어져 밥상물가가 급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폴란드 우크라이나를 순방하고 귀국한 직후 주재한 중앙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기상이변은 일상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상 현상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인식은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우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한경제/오형주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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