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美 고속도로에 초급속 충전기 1000기 더 깐다

현지 4위 사업자 프란시스에너지에 공급
美 충전인프라 확대정책 보조금 '첫 수혜'
SK시그넷이 미국에 초급속 충전기를 1000기 이상 새로 공급한다. SK시그넷은 현재 미국 전기차 초급속 충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SK시그넷은 미국 급속 충전기 사업자인 프란시스에너지와 초급속 충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발표했다.2027년까지 주력 제품인 400kW급 충전기를 최소 1000기 이상 공급하기로 했다. 금액으로는 1000억원을 웃도는 규모로 알려졌다. 프란시스에너지는 미국 내 4위 급속 충전 사업자로 8개 주에 550기 이상의 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고속도로에 급속 충전소를 구축하는 사업을 주로 한다. 향후 25개 주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EVI)의 첫 수혜 대상이 됐다. 총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이 NEVI 프로그램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충전소 50만 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에 따라 미국 내 생산 등의 조건을 충족하는 충전기 사업자에게 연 10억 달러를 지급한다.

SK시그넷은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NEVI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구축되는 오하이오 전기차 충전소 사업의 참여사로 SK시그넷과 프란시스에너지가 선정됐다"며 "향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K시그넷은 미국 텍사스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선 연간 1만 기의 초급속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달 준공을 마치고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SK시그넷의 현재 주력 제품인 V2는 북미 표준인 CCS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이 회사는 '테슬라 표준'으로 널리 알려진 NACS(북미 충전 표준) 방식을 적용한 제품도 개발 중이다. 데이비드 얀코스키 프란시스에너지 회장은 "SK시그넷은 미국 내 충전소 구축의 오랜 경험을 보유했을 뿐 아니라 올해 안에 NACS를 적용하기로 하는 등 빠르게 진화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가장 믿을만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SK시그넷의 V2는 NEVI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효율적인 구성의 제품"이라며 "미국 내 초급속 충전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