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회사들, 독성 납 스캔들로 치명타…주가 휘청

월가, 복구비용 및 집단소송 등 고려 투자의견 일제 강등
AT&T 주가 30년래 최저로 하락

AT&T 등 미국의 통신 회사들이 독성 납으로 덮인 케이블을 사용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의 보도와 이에 따른 투자등급 하향으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통신회사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AT&T 주가는 오전 거래에서 4.4% 하락하면서 3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프론티어는 8.8% , 루멘 테크놀로지는 3.5%, 버라이존은 각각 2.1%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AT&T(T)와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FYBR), 버라이존(VZ), 루멘테크놀로지 (LUMN) 등 미국의 통신 회사들이 독성이 많은 납으로 된 케이블을 전국에 걸쳐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의 분석가들은 이 날 AT&T 및 프론티어 등 통신 회사의 투자 등급을 중립/고위험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앞서 JP모건은 지난 금요일 AT&T에 대해 종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TD 코웬의 분석가들은 이 사건의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대규모 집단 소송 및 정치적 공격 등으로 이들 통신 회사들이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펫 네이선슨의 분석가들은 WSJ의 보도 이후 이들 통신 회사의 시가총액이 약 180억달러(22조8천억원) 사라졌다며 당분간 이들 주식은 매수자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분석가 조나단 채플린은 통신회사들이 독성있는 납으로 감싼 구리선을 제거하는데 590억달러(74조원)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납으로 덮인 케이블은 전신주, 토양 및 물에서 발견되며 주변 지역 사회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AT&T 등 통신회사들은 해당 납으로 덮인 케이블이 전체 인프라중 적은 비율이라고 말했으나 정확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또 이들 납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있다고 통신사업자 단체 홈페이지에서 주장했으나 해당 연구를 언론에 제공하는 것은 거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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