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으로 다가온 나스닥 리밸런싱…글로벌 ETF는 어떻게 되나 [글로벌 ETF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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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
나스닥, 24일 리밸런싱으로 빅테크 6개 종목 비중 축소
지수 추종하는 ETF 300억달러가량 매도 예상
빅테크 수요 큰 탓에 선행 매도 일어나지 않아
나스닥이 빅테크 가중치를 재분배하는 '특별 리밸런싱'을 예고한 가운데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향방이 주목된다. 나스닥 지침에 따라 펀드들은 빅테크 주식을 대량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지분을 매각한 자금이 중소 기술주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다.
다만 펀드의 빅테크 비중 축소가 예정됐어도 아직 시장에선 선행 매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스닥 리밸런싱에 따른 비중 축소보다 빅테크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위험회피 성향이 큰 투자자들은 동일 가중 방식의 ETF를 매입하러 나섰다.
나스닥100에서 비중이 낮아질 기업은 6곳이 꼽힌다. 지수에서 약 12.9%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12.5%를 차지하는 애플, 엔비디아(7.0%)와 알파벳(7.4%), 아마존(6.9%), 테슬라(4.5%)다. 합산 비중은 총 51.2%에 달한다.
이때 패시브 ETF의 손실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일리노이대학교의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지난 30년간 정기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동안 액티브 펀드의 프로그램 매매로 인해 연평균 39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패시브 펀드 수익률이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이유다.
브라이언 아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리밸런싱 대상 종목들은 세계적으로 투자 수요가 높은 기업들이다"라며 "손바뀜 횟수도 잦은 만큼 투자자들은 리밸런싱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빅테크 수요가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지수 개발 회사 S&P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전체 시장 내 기술주에 대한 허핀달-허쉬만 지수는 9.6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지수는 시장 내 특정 산업의 시장집중도를 나타낸 지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빅테크 주가가 급격히 치솟자 시장집중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100 동일가중 ETF(QQEW)'는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수익률 5.8%를 기록했다. '다이렉션 나스닥 100 동일가중 ETF(QQQE)의 수익률도 5%대에 달했다. QQQE는 이달 들어 4억달러 순 유입을 기록하며 운용자산을 12억달러대로 끌어올렸다.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크인베스트의 ETF는 주로 저평가된 소형주에 투자해서다. 빅테크 매도 자금이 소형 기술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 상품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의 수익률은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16%를 기록했다.ETF 분석회사 베타파이의 리서치책임자인 토드 로젠브루스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전략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라며 "되레 투자자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나스닥, 24일 리밸런싱으로 빅테크 6개 종목 비중 축소
지수 추종하는 ETF 300억달러가량 매도 예상
빅테크 수요 큰 탓에 선행 매도 일어나지 않아
나스닥이 빅테크 가중치를 재분배하는 '특별 리밸런싱'을 예고한 가운데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향방이 주목된다. 나스닥 지침에 따라 펀드들은 빅테크 주식을 대량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지분을 매각한 자금이 중소 기술주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했다.
다만 펀드의 빅테크 비중 축소가 예정됐어도 아직 시장에선 선행 매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스닥 리밸런싱에 따른 비중 축소보다 빅테크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위험회피 성향이 큰 투자자들은 동일 가중 방식의 ETF를 매입하러 나섰다.
나스닥, 빅테크 비중 축소 나서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나스닥의 리밸런싱 계획이 발표된 뒤에도 투자자들의 빅테크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 대량 매도가 이뤄질 것이란 우려에도 시장에선 여전히 빅테크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지난 7일 나스닥은 나스닥 100 지수에서 빅테크 가중치를 재분배하는 특별 리밸런싱을 오는 24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특정 종목이 과도하게 집중돼 지수를 왜곡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특별 리밸런싱은 나스닥지수에서 4.5%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의 총 비중이 전체 지수의 48%를 초과하는 경우 시행할 수 있다.나스닥100에서 비중이 낮아질 기업은 6곳이 꼽힌다. 지수에서 약 12.9%를 차지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12.5%를 차지하는 애플, 엔비디아(7.0%)와 알파벳(7.4%), 아마존(6.9%), 테슬라(4.5%)다. 합산 비중은 총 51.2%에 달한다.
나스닥 ETF 총 300억달러 매각
당초 전문가들은 리밸런싱에 앞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펀드 평가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는 24일 전에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등 6개 종목을 300억달러 이상 매도한 뒤 나머지 94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매도가 예정되면서 투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형 ETF 14개(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가 매수한 지분 규모는 2880억달러에 이른다. 상위 6개 빅테크를 단기간에 대량 매도하면서 주가가 내려갈 것이란 설명이다.이때 패시브 ETF의 손실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일리노이대학교의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는 지난 30년간 정기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동안 액티브 펀드의 프로그램 매매로 인해 연평균 39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패시브 펀드 수익률이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이유다.
수요 확대에 선행매도 현상 없어
아직 전문가들의 예측은 적중하지 않았다. 리밸런싱이 발표된 뒤 나스닥 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상승했다. 되레 나스닥이 특별 리밸런싱을 발표한 날에도 대표 ETF에 19억달러 순유입됐다.운용자산(AUM)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하는 '인베스코QQQ트러스트(티커명 QQQ)' 수익률은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4.8%를 기록했다. 나스닥 100지수의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의 수익률은 14.2%에 달했다.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 수익률도 9.6%에 육박했다.브라이언 아머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리밸런싱 대상 종목들은 세계적으로 투자 수요가 높은 기업들이다"라며 "손바뀜 횟수도 잦은 만큼 투자자들은 리밸런싱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빅테크 수요가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지수 개발 회사 S&P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전체 시장 내 기술주에 대한 허핀달-허쉬만 지수는 9.6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 지수는 시장 내 특정 산업의 시장집중도를 나타낸 지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빅테크 주가가 급격히 치솟자 시장집중도가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일비중 ETF 순항
일각에서는 투자 수요를 조금이나마 분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주 비중이 과도하게 커진 탓에 분산투자 수요가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나스닥 100지수에 편입된 기업에 동일한 비중을 매겨 투자하는 동일가중방식 ETF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시가총액에 관계없이 모두 같은 비중으로 담는 ETF다.'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100 동일가중 ETF(QQEW)'는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수익률 5.8%를 기록했다. '다이렉션 나스닥 100 동일가중 ETF(QQQE)의 수익률도 5%대에 달했다. QQQE는 이달 들어 4억달러 순 유입을 기록하며 운용자산을 12억달러대로 끌어올렸다.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크인베스트의 ETF는 주로 저평가된 소형주에 투자해서다. 빅테크 매도 자금이 소형 기술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표 상품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의 수익률은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16%를 기록했다.ETF 분석회사 베타파이의 리서치책임자인 토드 로젠브루스는 이러한 전망에 대해 "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전략은 결코 나쁜 게 아니다"라며 "되레 투자자들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