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데 여행을 어떻게 가요"…폭우 취소 숙박비 환불될까 [이슈+]

/사진=뉴스1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여행을 못 갈 거 같은데, 숙박비 환불할 수 있을까요?"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여행 계획이 틀어지고,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분쟁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최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충남 펜션 호우 재난 사태에 환불 불가라는 업주'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예약한 날짜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충남 공주 옥룡동, 금성동 등 곳곳이 물에 잠겨 50대 주민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지만, 업주가 환불을 거부했다는 취지였다.

코로나19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숙박시설 이용 가격도 크게 오른 상황이다. 여기에 매년 장마, 태풍으로 여행이 힘든 상황에서도 일부 업체에서 환불을 거부하거나 과도한 환불 수수료를 요구해 문제가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숙박시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를 신청한 건수는 모두 1428건으로 이 중 40%가량이 여름 휴가철과 장마·태풍이 겹치는 7∼9월에 집중됐다.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기후 변화 및 천재지변으로 소비자의 숙박 지역 이동 또는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해 숙박 당일 계약 취소 시 계약금 전액을 환급한다고 명시돼 있다.

천재지변은 기상청이 강풍·풍랑·호우·대설·폭풍해일·지진해일·태풍·화산주의보 또는 경보(지진 포함)를 발령한 경우로 분류된다. 다만 이는 당일 기상 상황 기준으로, 숙박업소 예약일의 기상 상황이 우려돼 예약을 취소할 경우에는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없다. 단순히 "비가 많이 올 거 같아서 가지 못하겠다"는 이유로는 환불이 불가하다.

환불 기준 역시 성수기 주말 사용 예정일 7일 전까지 예약을 취소할 경우 총 요금의 20%로 정해져 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업체가 성수기라는 이유로 기준보다 높은 비율의 공제 기준을 적용 중이다.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환불을 놓고 소비자와 업주의 갈등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가 부당한 이유로 숙박비를 환불해주지 않는다면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을 하고,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당일 기상 상황에 따라 전액 환불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고려해 신중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