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두산, 후반기 첫 경기 승리하면 구단 최다 타이 10연승

21일 KIA전에서 승리하면 2000년, 2018년에 이은 구단 세 번째 10연승
이승엽 감독은 베어스 사령탑 부임 첫 해 최다 연승 기록 경신 가능
7월 무패 행진을 벌이며 기분 좋게 2023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전반기를 마친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첫 경기에서 '구단 최다 연승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두산은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방문 경기로 후반기 일정을 시작한다.

구단의 최다 연승 타이기록이 걸린 경기다.

두산은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2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7월에 열린 9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두산이 9연승을 내달린 건 김태형 전 감독이 팀을 지휘하던 2018년 6월 6일 히어로즈전∼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0연승을 달성한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두산은 김인식 전 감독 시절이던 2000년 6월 16∼27일에 '구단 첫 10연승'에 성공했다.

'10연승'은 아직 두산의 구단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사령탑으로는 김인식 전 감독과 김태형 전 감독, 단 두 명만이 달성했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사랑받은 이승엽 감독은 '연승 기록'이 화두에 오르자 "연승은 우리 선수단이 함께 이룬 결과다.

감독의 기록이 아니다"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모두가 인정하는 '두산 연승의 주역'이다.

이 감독은 이미 베어스 사령탑 부임 첫 해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김영덕 전 감독(1982년 5월 22일 삼성 라이온즈전∼6월 12일 MBC 청룡전)과 김성근 전 감독(1984년 4월 17일 삼미 슈퍼스타즈전∼28일 롯데 자이언츠전)이 당시 OB로 불린 팀에서 9연승을 내달렸고, 이승엽 감독이 이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감독은 "전설적인 선배들과 함께 거론되는 게 부담스럽다.

나는 아직 멀었다"고 거듭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두산이 21일 KIA전에서 승리해 10연승 달성에 성공하면 '베어스 사령탑 부임 첫 해 최다 연승 기록'을 바꿔놓는다.

동시에 'KBO리그 국내 사령탑 부임 최다 연승 타이기록'도 작성한다.

공식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해 10연승을 달성한 감독은 1997년 천보성 LG 트윈스 감독, 1999년 이희수 한화 이글스 감독, 2000년 이광은 LG 감독 등 3명뿐이다.

국내 감독 중 부임 첫해에 11연승 이상을 기록한 사령탑은 없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2008년 롯데에서 달성한 11연승이 KBO리그 국내외 감독의 부임 첫 시즌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다.
두산은 6월을 33승 36패 1무(승률 0.478), 6위로 6월을 마감했지만, 7월 무패 행진을 벌여 승률 0.538(42승 36패 1무), 3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코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령탑에 오른 이승엽 감독은 "6월까지는 좋지 않은 기억이 더 많았다"며 "선수 때는 부진할 때도 나만 신경 쓸 수 있었지만, 감독이 되니 더 많은 것을 살펴야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감독은 더 힘든 자리"라고 털어놨다.

이어 "실패를 통해서 더 빨리 깨우쳤다"며 "시즌 초부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시즌 중반에 팀이 부진할 때 내가 '감독 슬럼프'를 더 오래 겪었을 것이다.

시즌 초 부진이 내게는 약이 됐다"고 덧붙였다.

'감독 이승엽의 성장'은 두산의 연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전반기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진짜 승부는 후반기에 펼쳐진다"고 또 한 번 출사표를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