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에 '급제동'

소송기각 대신 정식심리 착수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 작업에 막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의 상고를 받아들여 심리에 들어감에 따라 인수 확정 전까지 지루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기간(상고장 접수 후 4개월)이 지났다고 결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이유가 없을 때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말한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바뀌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대법원이 심리불속행을 결정한 1·2심 판단과 달리 본격 심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당초 홍 회장이 1·2심에서 모두 패하면서 한앤컴퍼니의 남양유업 인수가 목전에 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상고심에서 새로운 법리가 나오기 어려운 만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한앤컴퍼니가 최종 승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 회장 측은 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을 통해 지난 4개월 동안 수차례에 걸쳐 상고이유서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막판 뒤집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에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여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2021년 5월 체결한 뒤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상고심 결론까지 1~3년이 걸리는 만큼 투자 기한을 고려해야 하는 한앤컴퍼니는 인수 전략을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