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하던 게 어쩌다가…" 간 보던 동탄 집주인들 '당혹'

화성 동탄2신도시 집값 가파른 반등
"눈치 보다 기회 놓친 집주인 많아"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동탄2신도시. 최근 빠르게 집값이 반등했다. 사진=이송렬 기자.
"이번에 집값이 급락했다 반등하면서 동탄신도시 내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어요. 인근에 사는 집주인들이 갈아타기 시기를 놓쳤다면서 아쉬워하는 경우가 참 많아요."(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있는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집값이 빠르게 반등했다. 지난해 집값이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시장이 완전히 침체일로로 빠지나 싶더니 상대적으로 낮아진 가격에 실수요자들이 몰렸다. 이 가운데 시기를 놓쳐 '갈아타기'에 실패한 집주인들이 꽤 많다는 게 현지 공인 중개 관계자의 설명이다.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은 지난달 41층이 15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14층이 14억5000만원에 매매되는 등 지난해 3월 14억원까지 거래된 이후 1년 3개월 만에 집값이 회복된 모습이다.

청계동에 있는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지난 10일 12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10억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한 건도 없다 약 8개월 만에 2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됐다. 이 단지 또 다른 전용 84㎡도 지난 5월 12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월 거래된 10억원보다 2억8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인근에 있는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 프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10일 11억81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 1월 거래된 9억4500만원보다 2억3600만원 반등했다. 지난해 11월엔 8억8000만원까지 내렸는데 당시보다는 3억100만원 뛰었다.심지어 반토막 수준까지 내려갔던 단지들도 회복에 나섰다. 청계동 '동탄역 시범우남퍼스트빌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5월 8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면적대는 2021년 10억1000만원(8월)까지 치솟았던 곳인데 지난해 11월 5억2000만원까지 하락, 반토막 수준까지 내렸다가 반등했다.
사진=연합뉴스
청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 1억~2억원은 반등했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등이 급매물을 내놓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매물부터 차례대로 소화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인근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격이 내린 이후 이들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고 발 빠른 실수요자는 더 큰 면적대로, 혹은 더 나은 위치에 있는 단지로 '갈아타기'에 나섰다"며 "이후에는 판교나 분당, 멀리서는 서울에서 투자자들이 저점에 매매에 나섰다"고 전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이 급락한 이후 '갈아타기'에 실패한 집주인들도 적지 않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청계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급락한 이후 더 내려가길 기다렸다가 갈아타겠다고 했던 대기자들이 많았다"면서 "일부는 갈아타기에 성공했지만 결국 가격이 내리길 기다리다가 아직도 갈아타지 못한 집주인들이 꽤 많다"고 귀띔했다.

같은 동 D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오히려 외지인들이 더 빨리 움직였다. 한 서울 투자자는 집값이 바닥을 쳤을 때 내려와 바로 계약했다"며 "되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외지인에 밀려 기회를 놓쳤다"고도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수도권 신도시 집값은 빠르게 반등했다. 특히 동탄2신도시가 16% 넘게 오르면서 가격 회복세를 주도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기 신도시 가운데 동탄2신도시는 16.8% 올랐다. 이어 △검단신도시 16.5% △광교신도시 11.6% △위례신도시 10.4% △판교신도시 8.8% 등도 급등했다.매매 심리도 회복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오산·평택 등 서해안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둘째 주(10일) 기준 91.1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첫째 주(2일)만 하더라도 69.4였는데 7개월 만에 21.7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어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경기(화성)=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