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고소, 불송치 이유가…경찰 "술자리 스킨십 정도"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입니다./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강제추행 불송치 이유로 '술자리에서 있는 스킨십 정도'라고 기재해 피해자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제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고소인 A씨는 19일 연합뉴스를 통해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 '피의자가 술자리에서 있는 스킨십 정도로 성적수치심을 일으켰다는 범죄혐의 없어 불송치 결정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공개하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이의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식당에서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다른 직원과 술을 마시던 B씨와 합석하게 됐고, 이후 B씨가 옆구리와 오른팔 등을 강제로 만졌다. 또한 B씨의 요구로 들어간 노래방에서는 갑자기 껴안았다는게 A씨의 입장이다.

또한 술자리에서 A씨의 지인이 B씨의 행동을 제지했던 부분, A씨가 사건 발생 다음 날 B씨에게 전화로 항의했던 정황 등도 경찰에 전달했다.

A씨 측은 경찰의 '술자리 스킨십 정도라 강제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대해 "성범죄는 술자리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술자리에서 갑작스럽게 한 스킨십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런 이유를 기재했다는 사실은 수사기관으로서 정말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드는 부분"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이에 해당 경찰서 측은 "내용을 함축하는 과정에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한 신체접촉은 성적수치심을 일으킬 정도의 범죄혐의가 없다'는 표현을 외래어를 사용하다 보니 당사자가 느끼기에 다소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