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집 초토화 됐는데…" 공짜로 방 내어준 모텔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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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서 폭우로 사망자 12명…갈 곳 잃은 주민들경북 예천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마을이 초토화된 가운데, 한 숙박업소 업주가 이재민에게 무료로 방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졌다.
"숙박업소 사장님, 방 무료 제공…밥값도 대신"
지난 16일 예천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 모텔 사장님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이 글 작성자 A씨는 "많은 비로 인해 침수와 산사태로 삶의 터전을 잃으신 어머님을 도와드리고자 예천으로 부랴부랴 달려왔다"며 "처음 도착하자마자 할 말을 잃었다. 손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고,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어머니의 식당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며 "많은 지역주민이 수해로 떠내려간 집터와 황폐해진 밭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그래도 힘낼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며 "잘 곳이 없어 숙소를 찾던 중 예천의 ○ 모텔 사장님은 방을 무료로 제공해 주셨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 앞을 앞장서시더니 식당에서 저녁을 선결제하시던 사장님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과 표현할 수 없는 선의를 받았다.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 지금이지만, 꼭 어려울 때 받은 이 은혜를 꼭 돌려드려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큰 피해와 정신적, 물질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수해 피해자 지역 주민 및 군민 모두 힘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발생한 폭우로 인한 경북 예천의 사망자는 19일 오전 기준 12명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날 경북 예천, 충남 공주·논산 등 1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