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도 이젠 질렸다"…요즘 2030이 열광하는 술은?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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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열풍 버블 꺼졌다"국내 와인 수입량이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 젊은층 사이에서 주류 트렌드가 위스키 열풍으로 옮겨간데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후 ‘홈술’ 열풍이 약해진 탓이다. 와인 수입 업체들은 수입처와 프리미엄 와인 종류를 늘리고 식당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와인 수입량은 줄고 위스키는 급증
와인 수입량 21년比 22.5% 줄어
1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와인 수입량은 3만1300t으로 전년동기 대비 10.8%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13.2% 줄어든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2021년 상반기(4만400t)와 비교하면 22.5%가 줄었다. 올 상반기 와인 수입액 역시 2억7400만달러(약 34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9% 감소했다.연도별로 봐도 와인 수입량은 2021년을 정점으로 찍고 내려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국내 와인 수입량은 4만3495t이었지만 2020년 5만4127t, 2021년 7만6575t으로 큰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엔데믹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해 7만1020t으로 전년대비 7.25% 줄었다.
반면 위스키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은 1만6900t으로 전년동기 대비 50.9%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63.8% 늘어난데 이어 2년 연속 수입량이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입액 역시 올 상반기 1억3000만달러(약 1665억원)로 2년 전과 비교해선 71.1% 늘었다.
"저가 와인보단 고가 제품으로 승부"
와인 수입량이 줄어든 원인으론 빠른 주류 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국내 와인 시장은 코로나19 기간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홈술 열풍을 타고 급격하게 커졌다. 하지만 엔데믹과 동시에 밖에서 술을 먹는 게 다시 일상화되며 홈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반납했단 것이다. 한 주류 업체 관계자는 “와인 수입량이 팬데믹 기간 동안 너무 급격히 늘어난데 대한 거품이 빠지는 걸로 본다”|며 “와인 소비가 줄었다고 해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훨씬 늘어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 위스키 열풍도 와인 수입 업계엔 악재다. 와인과 위스키가 대체제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와인 수입 업체들은 판로와 종류 다변화에 나섰다. 젊은층 사이에서 위스키 열풍이 거세진 배경엔 ‘나만의 개성있는’ 술을 찾는 경향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수입 와인 원산국을 다변화하고 저가형보단 상대적으로 고가인 제품들로 넓히는 방향으로 대처하고 있다.와인 수입 업계의 주 타깃 소비층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홈술족(族)’을 주로 겨냥했다면 타깃을 식당·주점 등 영업채널 중심으로 옮겨 판로를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저렴하고 흔한 와인으로는 음식과의 페어링을 중요시하는 식당들과 여전히 집에서 와인을 즐기는 와인 애호가들 모두 사로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수입 주류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300개 가까이 늘어난 와인 수입 업체들 간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주류 시장은 소비자들이 한정돼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 규모가 매년 빠르게 커지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한 주종 소비가 늘면 다른 주종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