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대파버거·이천 쌀맥주…"지역특산물 여기서 다 배우네"

특산물 활용 로컬 메뉴로 시선 끌어
농산물 판로 확대…'상생 이미지'도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 신메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가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이 5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맥도날드 제공
진도 대파 버거, 이천 쌀 맥주, 옥천 단호박 라떼…. 외식업체들이 국내 특정 지역을 앞세우거나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내놓으면서 ‘로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신제품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상생’ 이미지까지 쌓을 수 있어 선점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들은 국내 식문화를 활용한 메뉴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는 전남 진도 대파를 활용한 '대파 크로켓 버거'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다. 이 버거는 출시 한 주 만에 50만개가 판매됐다.스타벅스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진행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동반성장위원회 간 상생협약의 일환으로 지역 특산물을 접목한 신메뉴를 개발해 일선 지역 카페에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8월 '한라문경스위티'를 시작으로 '리얼 공주 밤 라떼'를 내놓았고, 최근에는 '옥천 단호박 라떼'를 출시했다. 지역 특산물을 홍보하면서도 개인 카페 사장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상생 효과를 노렸다.

특정 도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 상품도 인기가 많아지면서 판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스타벅스는 제주 비자림 콜드 브루, 새코롬 한라봉 크림 케이크, 제주 당근 산도롱 샌드위치 등 제주 매장에서만 단독 판매하던 상품을 서울과 남양주, 양평, 대구 등 몇몇 매장에서도 한정 기간 팔았다. 제주 특화 음료의 경우 2016년 첫선을 보인 후 올 초까지 누적 600만잔이 판매됐다.

투썸플레이스도 여름철 동안 제주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츄러스 등 기존에 특화 매장에서만 선보였던 메뉴를 전국의 일부 일반 점포까지 확대해 판다.
세븐일레븐의 임금님표이천쌀맥주.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로컬 메뉴는 시즌별로 출시되는 일반 신제품 대비 ‘희소성’ 덕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빠르게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업계 관계자는 “로컬 메뉴를 출시할 때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험담이 재생산되면서 마케팅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를 통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맥주를 한정판으로 계속 출시하고 있다. 각 시리즈는 지금까지 출시 3주 만에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완주의 생강을 사용한 수제맥주 ‘진저 063’을 내놓은 데 이어 칠곡 꿀(허니 054), 제주 진귤(만다린 064) 등의 맥주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우리 농가 식자재를 사용할 경우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를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 맥도날드 대파 크로켓 버거의 경우 이 제품을 위해 약 50t의 진도 대파를 수급해 지역 농가 소득을 올리는 효과를 낸다.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농촌진흥청과 '국내 육성품종과 지역특화 농산물의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고 국내산 쌀을 사용한 '임금님표이천쌀맥주'를 내놓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 허니복숭아에이드·제주천혜향에이드·상주곶감수정과·구좌당근사과에이드·토종다래에이드 등 파우치 음료도 출시했는데, 이를 위해 농가에서 매수한 농산물의 총량만 100t을 넘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 농가와 협업하거나 국산 원재료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이끄는 것은 물론 상생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