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원정 출산지로 '칠레' 인기…전문 여행업체까지 등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출산을 앞둔 러시아 임신부들이 원정 출산지로 칠레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칠레에서 태어난 아이는 곧바로 시민권을 얻을 수 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부모 역시 칠레 여권을 받을 수 있는 이유에서다.

18일(현지시간) 비오비오칠레와 칠레비시온 등 현지 매체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차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발파라이소주 해안 도시 비냐델마르에 러시아 출신 임신부들의 원정 출산 사례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최근 비냐델마르에서 아들을 출산한 러시아 국적 일리야와 블라다 커플은 칠레비시온과의 인터뷰에서 "칠레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여권을 하나 더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남미를 대상으로 한 러시아 국민들의 원정 출산 목적지는 아르헨티나에 주로 집중돼 있었다.

최근 그 추세가 칠레까지 번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현지 매체는 아르헨티나와 마찬가지로 칠레도 시민권 부여에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칠레는 자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시민권을 허용하고, 아이의 부모는 2년 뒤 칠레 여권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특히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가 몇 개국인지를 따지는 글로벌 여권 순위에서 칠레가 남미 순위권이라는 점도 러시아 임신부들에게 매력 요소로 꼽힌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교류 자문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의 2023년 1분기 세계 이동성 보고서를 보면 칠레는 15위(174개국)를 차지해 중남미 전체에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아르헨티나는 18위(169개국)다.이와 관련 칠레 비냐델마르에는 러시아 원정 출산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업체까지 등장했다.

해당 회사 웹사이트에는 칠레에서의 출산을 홍보하는 안내문과 함께 각종 서류 작업과 통역, 투어 프로그램 등 출산 여행객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세분화한 패키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