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나경 "내가 상간녀? 같은 피해자라 생각해 알렸는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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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증거 또 보내줄게요. 천천히 읽어봐요. 내가 A씨에게 말한 부분들 다 사실인 거 믿으실 테니까요.…이 사람이랑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톡 보낸 거고요."
저 언니(A씨) 상처 주려고 말한 거 정말 아니니까 그 마음 알아주세요. 그 사람 실체를 말해주고 싶었어요."
배우 하나경(활동명 소혜리)이 지난해 5월 11일 A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내용 중 일부다. 하나경은 A씨에게 남편 B씨에게 속아 만났고, 임신 중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다시 만나자는 취지의 B씨 제안을 거절한 대화도 A씨에게 전달하면서 "실체를 알리고 싶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A씨는 "잘 읽어봤다"면서 "자세히 알려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하나경은 20일 한경닷컴에 B씨와 만남부터 A씨와 주고받은 대화 등 재판 과정에서 증거 자료로 제출했던 내용 중 일부를 공개했다. 하나경은 "당연히 기각될 줄 알았던 재판에서 이런 판결이 난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제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판결 이후 A씨가 제가 끝까지 거짓말을 한다는 취지로 인터뷰를 하는 걸 보고 말이 나오지 않았다"며 "저도 이제 제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18일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민사6단독은 A씨가 하나경을 상대로 제기한 상간녀 손해배상 소송에서 하나경이 A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판결 직후 A씨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하나경 측에서 먼저 남편과 자신의 관계 등을 폭로하고,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와중에도 일부 승소를 받아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래서 하나경이 죄를 뉘우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하나경 측이 먼저 아기 초음파 사진, 남편과 나눈 메시지를 내게 보냈고, 내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니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하며 수위가 높아져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하나경이 A씨를 비난하는 것으로 보이는 수위 높은 내용의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하나경은 "판결이 나온 직후 A씨 기사가 나왔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면서 "진실을 바로잡고 싶다"면서 최근까지 불거진 의혹에 하나하나 반박했다.
하나경은 B씨와 2021년 12월 부산의 한 유흥업소에서 만나 2022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3개월 남짓 교제하는 동안 B씨의 해외 출장 시, 숙박비와 렌터카, 비행깃값 등 모든 비용까지 직접 부담했다. 여러 차례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에도 응했지만, 유부남인 사실을 알게 된 후 결별을 통보했다는 게 하나경의 설명이었다.
그러면서 함께 베트남 이민을 계획했다는 것도, B씨와 결혼하기 위해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는 주장 등에 대해서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B씨와 베트남에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업차 출장을 간다고 '함께하자'고 제안해 동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와는 유흥업소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흥업소라는 장소 때문에 더 오해가 불거진 거 같습니다. 어떤 이유로 그 자리에 가게 됐을까요?
2021년 12월 유흥업소에서 만난 것은 맞지만, 사람들의 말처럼 접대부는 아닙니다. 왜 이런 증거도 없는 거짓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아는 언니가 불러서 놀러 간 자리에서 B씨를 만난 겁니다.
▲ 교제를 시작하면서 유부남이라는 걸 몰랐나요?B씨가 만나면 항상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20대 초반에 결혼했다가 1년 만에 이혼했다고 얘기했기에 유부남이라는 걸 알지 못했고, 눈치챌 수 있는 어떤 대목도 없었습니다. 만남 초기부터 '빨리 아이를 갖고, 베트남에 가서 결혼하자', '사업이 대박 나면 호강시켜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돈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유부남인 걸 알았다면, 제 돈을 주고, 명품을 선물해주며 만날 이유가 있었을까요. 달콤한 말에 속았어요.
▲ B씨에게 아내가 있다는 건 언제 처음 알았을까요?
2022년 4월 12일에 B씨의 베트남 출장지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입니다. 앞서 4월 4일에 B씨의 폭력적인 언행 때문에 마지못해 현지 동업자 C씨에게 500만원을 입금해줬고, 이날 "빌려 간 돈은 언제 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내일 C에게 받아"라고 하기에 재차 "지금 당장 달라"고 요청했고, B씨가 "지금 카지노에 가서 달러로 500만원을 줄 테니 그걸 받고 짐 빼서 한국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돈이 있으면서도 지금까지 주지 않은 것에 의아해 "어디서 바로 500만원을 구했냐"고 하자 "와이프"라고 하더군요. 너무 당당하게 말해 큰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이 관계를 더 지속할 수 없다는 생각에 "와이프에게 다 얘기할 거다.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제 말에 B씨가 폭력성을 드러내 옆에 있던 C씨가 이를 막아줘 큰 피해를 면했습니다. 이 내용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 임신 사실은 언제 알게 됐나요?
2022년 4월 22일 산부인과를 직접 방문했습니다. 교제하는 동안 B씨가 동의 없이 정관수술을 풀고 왔고, 피임 없이 잠자리를 강요했었습니다. 임신이 되면 호강시켜주겠다며 관계를 이어갔습니다. B씨와 헤어진 후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느꼈습니다. 유부남의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산부인과에 방문해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아 먹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초음파 검사 결과 이미 임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고, 아이 문제다 보니 어쩔 수 없이 B씨에게 연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22년 4월 30일 임신 간이 테스터기로 2줄이 나와 B씨에게 알렸고, 2022년 5월 6일 산부인과 앞에서 만나 함께 병원에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B씨는 하루 전에 오겠다고 제안했지만, 저는 오지 말라고 했어요. B씨와 같이 있는 게 싫어서 적극 거부한 겁니다. 그런데 B씨가 2022년 5월 4일 갑자기 "서류정리 하기로 했다", "이혼해야 애도 호적에 올리지 않겠냐"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네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데, 내가 왜 너랑 사냐"고 했습니다. 유부남과는 인연을 이어갈 수 없었고, 관계를 끊기 위해 B씨의 악행을 폭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 B씨의 재력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루머도 있었습니다.
만나면서 데이트 비용뿐 아니라 B씨의 베트남 출장 비용까지 모두 제가 썼습니다. 저는 얼굴도 알려졌고, BJ로 자리를 잡아서 수입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 만남에서 전 금전적으로 손해만 입었습니다.
B씨는 2022년 3월 초에 저에게 처음 500만원을 빌렸고, 약속한 기일이 지난 후 겨우 돌려받았습니다. 그 후 같은 해 3월 30일 200만원, 4월 4일 500만원, 4월 7일 50만원, 4월 14일 300만원 등 금전적인 대여가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결혼할 사람이라 생각해서 빌려줬습니다. B씨는 항상 "지금은 돈이 없다"고 했고, "네가 돈 잘 벌잖아", "이것 좀 내줘, 나중에 돈 벌면 다 갚을게"라고 말했습니다. 여러 정황을 보면 오히려 저를 속이고 기만하며 만난 것이 입증됨에도 재판에서 제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거 같습니다.
B씨는 심지어 결별 후 임신중절수술에 대한 공증비도 저에게 내라고 하고, 임신으로 몸이 불편해 공증을 제가 사는 부산에서 하려고 하니 차비까지 부치라고 했습니다.
▲ A씨에게 먼저 연락한 이유가 있을까요.
같은 여자로서 피해자라 생각했습니다. 또 B씨가 이혼 후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전 유부남이었다는 걸 알게 된 후 B씨에게 결별을 통보했고, 더는 만날 생각이 없었습니다. 만남을 유지하거나 이혼을 유도하기 위해 연락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연락을 줬을 때 A씨는 "자세히 말해줘 고맙다"라고도 했습니다. A씨가 공개했던 일부 과격한 발언은 B씨가 제가 폭로 사실을 알게 된 후 "와이프에게 협조해서 너에게 상간녀 소송을 하겠다"고 협박했던 후라 억울한 심정으로 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한 적도 없고, A씨가 도움을 요청하면 B씨에게 속은 피해자로서 도와줄 생각이었습니다.
▲ B씨와 사이가 틀어져 임신중절수술을 하게 됐다고 알려졌습니다.
B씨와 관련 없이, A씨, B씨와 더 엮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낳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게 되면 어쨌든 유부남의 아이가 되는 거고, 후에 양육비 청구를 하려면 또다시 B씨에게 연락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어 인연을 끊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임신중절수술을 하려니 상대방의 동의서가 필요하더라고요. A씨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B씨가 2022년 5월 10일 베트남으로 출국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직접 인천국제공항까지 가서 제가 빌려준 돈과 B씨가 약속한 피해보상금 지급 각서에 사인을 받고 임신중절수술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 항소 계획이 있을까요.오늘 항소장 제출했습니다.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늘나라로 보낸 내 아기를 위해서라도 억울함을 끝까지 풀 생각입니다.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저만 모든 것이 공개됐습니다. 억울하게 사기꾼 같은 남자를 만나 금전적인 손해를 봤고, 상간녀 소송 소장을 받고 나서부터는 정신과 상담과 치료는 물론 입원까지 할 정도로 피폐한 생활을 하면서 지난해엔 방송도 몇 달을 쉬기도 했습니다. 이제 저도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사랑해주시고 후원해주신 팬더tv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끼쳐드린점 죄송합니다. 빠른시일내 방송으로 인사드릴께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