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부른 전력난…풍력발전에 주목하라
입력
수정
전세계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력난 해소를 위한 에너지원 투자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 해법으로 주목 받는 풍력 발전과 원전을 테마로 한 투자 상품들의 성장이 기대를 모으는 여름이다[한경ESG] 투자 트렌드
![대만 먀오리현에 있는 해상풍력 발전단지 포모사. 사진=AP 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7/01.34032495.1.jpg)
발 빠른 투자자들은 역대급 전력난의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매년 강도를 높여 반복되는 이상기후 여파로 성장하는 산업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커지는 경고음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
덩치 커지는 풍력, 30% 폭풍 성장 예고이미 유럽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올인’하고 있다. 거대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데다 전력망 위기에 맞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서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에너지사용량의 45%를 수소·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지난 2021년 기준 22%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비중을 가파르게 높이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를 위해 EU가 매년 100GW 규모의 태양광·풍력발전 시설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럽만의 얘기가 아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에너지 연구 기관 로키마운틴연구소(RMI)는 전 세계 전력 생산량 중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비중이 기존 12%에서 오는 2030년 33%까지 확대될 것으로 봤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풍력발전에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NEF, ACP(American Clean Power) 등 주요 청정에너지 연구 기관은 IRA 시행으로 미국의 신규 풍력발전 설치량이 2023년 8GW 수준에서 2027년에는 20GW 수준으로 연평균 약 27%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풍력을 테마로 한 투자상품의 성과는 여전히 부진하다. 대표 풍력 상장지수펀드(ETF)인 FAN(First Trust Global Wind Energy) ETF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여파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금리·고물가 환경이 풍력 프로젝트의 지연을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ESG 투자에 나선 투자자라면 지지부진한 풍력 테마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기후환경, 정책 호재가 관련 기업의 실적 성장을 받쳐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안으로 떠오른 원전 투자법은‘원전’도 전력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꼽히는 에너지원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름철 무더위로 국내에서도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탈원전 기조의 변화도 원전 투자를 뒷받침하는 이유로 꼽힌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전에 대한 정책기조가 유화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뿐이 아니다”라며 “유럽의 많은 나라가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폴란드·체코·루마니아·영국 등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며, 원전 강국 프랑스에서는 원전 6기를 2035년까지 새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 “독일 등 예외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세계 원전 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박재원 한국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