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 만나는 캠프데이비드는…세계 움직인 정상외교 무대(종합)
입력
수정
1940년대부터 美대통령 전용별장…노르망디 상륙작전·미소담판·중동평화협정 등 세기의 논의
MB, 2008년 아들 부시와 골프카트 타고 둘러봐…尹, 한국 대통령으로 두번째로 찾아 한미일 '밀착' 다음 달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장소로 선택된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이자 중요한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 역사의 현장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수도 워싱턴DC에서 북쪽으로 약 100km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의 캐탁틴(Catoctin) 산맥 안에 자리하고 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42년 연방정부 직원들의 휴양지로 처음 건설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3년 이곳을 처음 방문했고 후임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대통령 휴일별장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주말에 종종 백악관을 벗어나 휴식과 업무를 겸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이곳을 영국 작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속 이상향 '샹그릴라'로 불렀지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53년 자신의 아버지와 손자의 이름을 따 '캠프 데이비드'라고 명명했다.
미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로 분류돼 '캠프(군 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Naval Support Facility Thurmont)이다.
약 73만㎡ 면적의 부지 안에는 산책로와 함께 골프연습장, 테니스 코트, 수영장, 볼링장, 승마장, 영화관 등 휴양시설은 물론 사무실과 회의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영화관, 승마장, 볼링장 등이 갖춰져 있지만 화려한 시설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이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소박한 휴양지에 가깝다는 것이 AP통신의 설명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만나 합의를 도출한 '산실'로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3년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당시 두 정상은 2차 대전의 물줄기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토대를 잡는 등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소련 간 군사대결 지양에 합의한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도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이던 1978년에는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평화회담 장소로 쓰였다.
13일간 협상 끝에 맺은 평화협정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외국 정상을 초대하거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각료들과 미국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장소로 종종 활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2012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2015년 걸프국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했으며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내는 등 휴식 장소로 즐겨 찾았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보다 자신 소유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선호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장소인 만큼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을 진행하는 것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받아들여진다.
상대국을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때 사용하는 상징적 장소라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영국, 일본 등 최우방국 출신이거나 세계적인 인물이 주를 이룬다.
한국 대통령 가운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이곳에 첫 초청을 받아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골프 카트 운전대를 잡고, 부시 전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은 채 1시간 40분간 캠프 데이비드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중 역대 두 번째로 15년 만에 캠프 데이비드를 찾게 됐다. 이 전 대통령 당시에는 한미 양자 간 결속력을 부각했다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지정학적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미일 등 자유주의 국가와 한층 밀착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에 대한 '이례적 대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42년 만에 한국을 찾아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에 전날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탑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이한 국빈이었다. 국빈 방미 당시에는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세 번째로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를 찾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 미군 수뇌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연합뉴스
MB, 2008년 아들 부시와 골프카트 타고 둘러봐…尹, 한국 대통령으로 두번째로 찾아 한미일 '밀착' 다음 달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장소로 선택된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의 공식 휴양지이자 중요한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 역사의 현장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수도 워싱턴DC에서 북쪽으로 약 100km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의 캐탁틴(Catoctin) 산맥 안에 자리하고 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42년 연방정부 직원들의 휴양지로 처음 건설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1943년 이곳을 처음 방문했고 후임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대통령 휴일별장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주말에 종종 백악관을 벗어나 휴식과 업무를 겸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이곳을 영국 작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속 이상향 '샹그릴라'로 불렀지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53년 자신의 아버지와 손자의 이름을 따 '캠프 데이비드'라고 명명했다.
미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로 분류돼 '캠프(군 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Naval Support Facility Thurmont)이다.
약 73만㎡ 면적의 부지 안에는 산책로와 함께 골프연습장, 테니스 코트, 수영장, 볼링장, 승마장, 영화관 등 휴양시설은 물론 사무실과 회의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영화관, 승마장, 볼링장 등이 갖춰져 있지만 화려한 시설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이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소박한 휴양지에 가깝다는 것이 AP통신의 설명이다. 캠프 데이비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만나 합의를 도출한 '산실'로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3년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당시 두 정상은 2차 대전의 물줄기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토대를 잡는 등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소련 간 군사대결 지양에 합의한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도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이던 1978년에는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평화회담 장소로 쓰였다.
13일간 협상 끝에 맺은 평화협정은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외국 정상을 초대하거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각료들과 미국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장소로 종종 활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2012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2015년 걸프국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했으며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내는 등 휴식 장소로 즐겨 찾았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보다 자신 소유인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선호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장소인 만큼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을 진행하는 것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받아들여진다.
상대국을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 할 때 사용하는 상징적 장소라는 것이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영국, 일본 등 최우방국 출신이거나 세계적인 인물이 주를 이룬다.
한국 대통령 가운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이곳에 첫 초청을 받아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골프 카트 운전대를 잡고, 부시 전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은 채 1시간 40분간 캠프 데이비드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중 역대 두 번째로 15년 만에 캠프 데이비드를 찾게 됐다. 이 전 대통령 당시에는 한미 양자 간 결속력을 부각했다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지정학적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한국이 미일 등 자유주의 국가와 한층 밀착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에 대한 '이례적 대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이 42년 만에 한국을 찾아 부산에 기항 중인 미국 해군의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에 전날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탑승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이한 국빈이었다. 국빈 방미 당시에는 역대 한국 대통령 중 세 번째로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를 찾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 미군 수뇌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