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 ADC TROP2 3순위로 성큼…기술수출 기대감↑
입력
수정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 3상 발표레고켐바이오의 TROP2 타깃 향체약물접합체(ADC)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앞서 나갔던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임상 3상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PFS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 못 해
LCB84 이중으로 안전장치 설계
암세포만 타깃하는 특이적 항체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임상 진행 중인 TROP2 파이프라인은 총 5개가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potamab deruxtecan) 임상 3상(유방암, 비소세포폐암), MSD SKB-264 임상 3상(유방암), 소렌토(Sorrento) ESG-401 임상 1상(고형암), 바이원큐어(BiOneCure) 임상 1/2상(고형암), 레고켐바이오 LCB84 임상 1/2상(고형암)에 착수한 상태다. 빅파마가 TROP2에 주목하는 이유는 확장성이다. TROP2는 유방암, 췌장암, 위암, 폐암, 방광암, 난소암, 대장암 등 미충족수요(Unmet Needs)가 높은 암종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 발현한다. TROP2 ADC로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길리어드 트로델비(IMMU-132)는 유방암(삼중음성), 유방암(HER2음성), 방광암(요로상피암)에 사용되고 있다.
임상 중인 회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다. 지난 3일(현지시간) 비소세포폐암 5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TROPION-Lung01 3상 중간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PFS)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주가는 발표 당일 8.9% 하락했다. 다이이찌산쿄는 14.8% 하락했다. 두 회사의 주가가 하락한 배경은 PFS의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라는 내용까지 누락했다. 일부 환자에게서 5등급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밝힌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사용한 영어표현은 ‘some Grade 5’다. 통상적으로 10명 내외 부작용 발생을 표현할 때 ‘few’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구체적인 숫자 없이 사용한 ‘some’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많은 환자에게서 부작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저조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후순위 개발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PoC(개념 증명·Proof of Concept) 확보 기준 파이프라인 중 MSD가 개발 속도 1위, 뒤이어 소렌토, 레고켐바이오다. 바이원큐어의 파이프라인은 임상 데이터가 아직 없고, 링커와 페이로드가 외부로 공개된 바 없다.
레고켐바이오 LCB84는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항체, MMAE 페이로드를 사용한다. 항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 대비해 차별점을 갖는다. TROP2는 암세포와 정상세포 발현 차이가 크지 않다. 따라서 기존 HER2 타깃 ADC 치료제보다 부작용 컨트롤이 관건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사용한 항체는 모든 TROP2를 찾아간다. 반면 LCB84에 사용한 항체는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되는 변형된 TROP2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링커는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효소에 의해서 잘리는 콘쥬올을 사용한다. 즉 LCB84은 이중으로 안전장치를 적용해 설계한 것이다.
레고켐바이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빅파마와 LCB84 기술수출에 대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7월 23일 10시 11분 <한경 BIO Insight>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