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中 경제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Walter Russell Mead WSJ 칼럼니스트
중국 경제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6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2.4% 감소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높은데,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호황을 구가하며 중국 경제를 떠받치던 부동산 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위태로워 보인다. 부동산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지방정부들은 중앙정부가 해법을 제시하길 기다리고 있다.악화한 경제 지표를 보고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재앙에 가까운 붕괴를 맞을 거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문제 해결에 많은 돈을 동원할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中 초고속 성장의 종말

외교 정책수립자들은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막을 내리는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국이 과거의 눈부신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일단 중국 중앙정부 및 공산당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민간 기업의 역동성이 떨어졌다. 경제가 고도화할수록 중국의 중앙 통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인구 감소 추세가 시작되면서 노동력 부족이 심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무역 파트너들은 중국의 무역 규칙 위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여전히 중국이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대국이 될 거란 전망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패배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무한정 지속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사업가 및 정치 지도자들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장기적인 성공에 필수 불가결하다고 여기도록 부추긴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미국의 대중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중국 경제 규모는 이미 충분히 크고, 군사적·기술적 역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은 강력한 세를 유지할 것이다.단기적으로는 중국 경제 둔화로 미·중 긴장이 고조할 수 있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와 첨단 기술 수출 통제 때문에 중국 경제에 악영향이 왔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는 중국의 외교 정책이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경제 둔화가 미치는 여파는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경제 위기는 미국에 이득이다. 중국인들이 자국의 정치·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기게 돼서다. 또 중국 지도부는 자국의 내부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할 수 있다. 고령화, 젊은 세대의 불만, 지역별 경제 격차 등의 이유로 중국은 저성장 시대에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재정을 내부 문제 해결에 우선해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 중국은 국방 예산 증가 기조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프리카와 남미는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로 고전할 수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로 세계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이 쉬워질 수도 있다.그 누구도 중국 경제의 미래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단 일본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변화가 창출할 기회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China’s Economy Hits the Skid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