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B족' 겨냥한 이랜드, 아동복 e커머스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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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부모' 아이에게 아낌없이 써아동복 매출 1위 이랜드가 아동복 e커머스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이에게는 돈을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족’이 늘어나는 만큼 이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게 이랜드의 방침이다.
저출산에도 아동복 시장 급성장
이랜드, 중소 브랜드 발굴·컨설팅
플랫폼 '키디키디' 거래액 30%↑
이랜드는 2020년 개설한 아동복 플랫폼 키디키디의 올 상반기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다고 21일 밝혔다. 매월 가팔라지는 성장세를 고려할 때 올해 거래액은 지난해의 두 배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내부 전망이다. 키디키디의 지난해 거래액은 1050억원이었다. 거래액이 1500억원에 이르는 아동복 e커머스업계 1위인 LF 보리보리에 이어 두 번째다.아동복 e커머스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키디키디가 빠르게 성장한 데는 이랜드의 브랜드 인큐베이팅 역량이 밑바탕이 됐다는 게 패션업계의 시각이다. 중소 규모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적극 발굴해 육성하는 전략이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키디키디에 입점한 1500여 개 브랜드 중 디자이너 브랜드 비중은 40%가 넘는다. 이랜드는 이들에 마케팅, 물류, 고객서비스(CS) 등의 노하우를 전수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아동용 역류방지 쿠션을 만들던 로토토베베가 이랜드의 컨설팅을 받아 내의와 바람막이 등 패션의류로 카테고리를 확장한 게 그런 사례다. 로토토베베는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실내복을 주로 생산하던 코디아이도 “집에서 1마일(1.6㎞) 반경 안에서 입을 수 있는 원마일웨어로 품목을 넓혀보라”는 이랜드의 권유를 받아들여 올해 2월 초 외출복 세트를 내놓은 게 ‘대박’을 쳤다. 종전에는 1억원이 채 안 되던 월매출이 지난 6월 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랜드가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브랜드를 육성하면서까지 키즈 e커머스 사업에 적극적인 건 이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아동복 시장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부모의 등장과 함께 VIB족이 늘어나면서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1세대 아동복 e커머스 보리보리가 2008년 등장한 이후 10년 넘게 후발주자가 나오지 않다가 2020년을 기점으로 키디키디, 무무즈등이 앞다퉈 개설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이랜드는 탄탄한 기획·생산력으로 시장을 장악해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랜드가 보유한 뉴발란스키즈는 지난해 매출 1800억원을 기록한 압도적 1위 브랜드다.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메가브랜드가 몇 없는 아동복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