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 ACC에서 전시 관람 어때요?

국내외 작가 설치예술·회화 등
다양한 전시 작품 무료로 관람
오는 10월 15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 1관에서 열리는 ‘몰입미감: 디지털로 본 미술 속 자연과 휴머니즘’ 전시 모습. ACC 제공
“올여름 휴가, ACC에서 전시 관람은 어때요?”

긴 장마와 무더위에 지친 올여름.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이강현)에서 특별한 휴가를 보내면 어떨까. 시원하고 탁 트인 공간을 갖춘 ACC는 수준 높은 작품으로 채운 무료 전시를 잇달아 열고 있다. 팝업 아트 공간과 카페, 전통 식료품 판매점 등 전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편의시설도 여러 군데 입주한 ACC는 짧은 기간 휴가지로 안성맞춤이다. 관객의 평가가 좋은 ACC의 무료 전시를 모아봤다.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

다음달 27일까지 ACC 복합전시 2관에서 열리는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는 아시아 고유의 사상과 공간을 융복합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관객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는 이 전시는 지난 5월 누적 관람객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간과 자연이 교감하는 공간으로 여겨진 ‘정원’에서 영감받은 전시는 한국, 대만, 일본, 프랑스, 핀란드 출신 작가 17팀이 창작·제작한 매체예술과 설치예술 작품 18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17×7m 규모의 미디어월에서 상영되는 정화용 작가의 매체예술 작품 ‘무한’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발걸음을 옮겨 상상원 중앙의 원형 공간에서 마주하는 작품은 A A 무라카미의 ‘영원의 집 문턱에서’다. 작가는 특수 기계에서 분사되는 안개 링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ACC가 전문 조향사와 함께 개발한 특별한 향기도 전시에서 맡을 수 있다.

걷기, 헤매기

오는 9월 3일까지 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걷기, 헤매기’는 걷기라는 일상적인 행위에 담긴 의미를 탐색하는 전시다. 작가진도 화려하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레지나 호세 갈린도, 프란시스 알리스 등 해외 유명 작가가 참여했다.‘발견하는 걸음, 확장하는 시선’을 주제로, 전시는 다양한 걷기의 양상과 보행자의 이야기, 길 위에서 만난 도시의 역사와 오늘날의 풍경, 그 안에 담긴 사회·문화적 쟁점을 풀어놓는다. 한국을 비롯해 과테말라, 벨기에 등 6개국 현대미술가 13인(팀) 작품 25점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제59회 베네치아비엔날레 벨기에 국가관 대표 작가이자 도시를 걷는 작가로 잘 알려진 프란시스 알리스는 회화 연작 ‘국경 장벽 유형학’과 퍼포먼스 영상 ‘실천의 모순 5’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다.

‘광주의 길’ 이야기를 담은 체험형 작품도 즐길 수 있다. 박고은 작가의 상호 작용 예술 작품 ‘글자를 입은 소리가 모인 지도’는 광주의 옛길 이름이 담긴 지도 위를 유영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몰입미감: 디지털로 본 미술 속 자연과 휴머니즘

오는 10월 15일까지 복합전시 1관에서 열리는 ‘몰입미감: 디지털로 본 미술 속 자연과 휴머니즘’ 전시는 근대 아시아 미술 작품을 디지털 영상과 그림 등으로 재해석해 원작의 기품과 의미를 확장해 선보이는 몰입형 실감 전시다.

ACC는 전시에서 국립현대미술관, 베트남국립미술관, 의재문화재단, 가나문화재단의 소장 회화 작품 32점을 디지털로 시각화해 소개한다. 아날로그 원작의 이해를 돕는 디지털콘텐츠를 함께 전시해 관객은 작품의 의미를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다.

대형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고화질의 디지털콘텐츠는 관객이 마치 작품에 들어간 것 같은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가수 하림이 작곡한 배경음악이 어우러져 몰입감을 더한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는데, 제1부 ‘몰입, 공간에 새기다’는 빛과 색채의 정원으로 구성한 초대형 몰입형 공간에서 펼쳐진다. 우리나라 근대 수묵화와 풍경화, 정물화 14점을 고해상의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해 생동하는 영상으로 표현했다.ACC의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쉰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