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군 간부 소집해 공산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 강조

홍콩매체 "시진핑 집권 후 3번째…군 부패 척결 노력 강화 주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군 간부들을 불러 모아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하고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지도력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21일 베이징에서 중국군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회의에서 군부 내 당의 지도력 강화를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총 지휘부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을 비롯해 중앙군사위 산하 기구와 각 전구(戰區) 지휘관 등이 참석한 해당 회의에서 시 주석은 군 지휘부 내 당의 규율을 확립하는 것이 군의 100년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보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 간부들이 부패 척결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창군 96주년을 맞는 인민해방군은 창군 100년인 오는 2027년까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더욱 효율적이며 전투 대비 역량을 강화한 군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래 이번처럼 군 간부들을 소집한 것은 2013년과 2018년에 이어 3번째라고 SCMP는 설명했다.

시 주석은 이들 회의를 통해 당에 대한 군의 충성을 강조해왔다.

또 그간 옛소련과 러시아 공산당이 이념 투쟁에서 실패해 붕괴했다면서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도 2014년 자신이 공산 혁명의 근거지인 푸젠성 구톈에서 열린 인민해방군 정치공작회의에서 한 발언을 언급하며 군의 충성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당시 구톈에서 "당에 대한 절대적 충성의 핵심은 '절대적'이라는 단어에 있다"며 "이는 불순물이나 가식이 없는 배타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인 충성이어야 한다고"고 강조했다.

구톈은 마오쩌둥이 국공내전 중이던 1929년 '당이 총(군대)을 지휘한다'는 원칙을 확립해 군권을 장악한 '구톈 회의'가 개최된 곳이다.

당시 회의에서 공산당 지도부는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홍군 내 '정치위원' 제도를 확립했다.

옛소련의 러시아군에 있던 유사 직책에서 따온 정치위원은 군이 당에 충성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는 고위 간부다.

시 주석이 군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회의 다음 날인 22일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해당 회의와 관련해 논평을 게재하고 "역사는 당의 영도력과 당 건설이 확고할 때 혁명 대의가 승리와 함께 순조롭게 진행될 것임을 말해준다.

그렇지 않으면 차질을 빚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지난 10년간 군 내 중요 이슈와 모든 종류의 문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책임을 스스로 져왔다"며 "중앙군사위 주석으로서 시 주석은 '군사위 주석 책임 체제'를 통해 군에 대한 당 감독의 지배적 역할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4년 해방군보는 '군사위 주석 책임 체제'에 대해 국방과 군 발전에 대한 모든 주요 이슈는 중앙군사위 주석이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힌 바 있다.

해방군보는 이와 함께 중앙군사위가 군 내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권력 남용 감시가 포함된 자체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앙군사위가 '핵심 분야'에서 뇌물 수수의 조기 징후를 조직적으로 잡아내기 위한 요건들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움직임은 군 정치위원에 대한 당의 의존도에 변화를 시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싱가포르국립대 리난 방문 연구원은 당이 군의 충성을 보장하고자 정치위원에 의존해왔지만, 정치위원 자체가 군 지휘망의 일부인 탓에 부패의 은폐 등 어느 정도 '타협'이 이뤄졌다고 SCMP에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