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모은 돈 1억5000만원으로 산 유니드 1년 만에…"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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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드 1억5000만원 매수
11개월 만에 6300만원 손실
KB증권 "하반기 실적 정상화
목표가는 7만9000원으로 하향"
사측 "가성칼륨 글로벌 1위 사수
공장 증설 … 신사업 투자도 진행"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6년11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발로 뛰는 부동산 중개업하며 힘들게 돈 모았는데…”30대 한초보(가명) 씨는 요즘 기운이 없다. 회사의 비전을 믿고 산 주식이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산 종목은 일반 투자자에게 생소한 유니드. 주식 최초 매수일은 지난해 8월이고, 평균 9만3800원에 산 1632주가 있다. 투자금액은 약 1억5300만원이다. 그는 “회사의 칼륨 공장 증설 계획과 수소사업·탄소포집 관련 부분에 투자 매력을 느껴 큰돈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28일 종가는 5만5100원. 주식 매수 11개월 만에 41.26% 하락했다. 지난 27일엔 장중 52주 신저가인 5만2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손실 금액은 벌써 6300만원이다. 그는 “주식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주가로 보답해야 한다”며 “상심이 너무 크지만, 유니드가 하루빨리 한국의 바스프가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이어 “하반기부터 실적 정상화가 기대되는데, 소외된 종목이라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됐다”고 털어놨다.
43년간 ‘칼륨계 화학 제품의 국산화’ 위해 뛴 유니드
유니드는 어떤 회사일까. 1980년 5월 10일 설립 후 43년여간 ‘칼륨계 화학 제품의 국산화’를 위해 뛰고 있다. 반도체·농업·식품 등 각종 산업에서 필수 기초소재인 가성칼륨(KOH)과 탄산칼륨(K2CO3)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가성칼륨 시장 규모는 약 200만t인데, 점유율은 33%로 1위다.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으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진입장벽이 높고 다양한 산업(농업·화학·반도체·제약·식품 등)에서 필요로 한다.
유니드는 2002년부터 중국에 진출했다. UJC, OJC, USH, UHC 등 4개의 중국법인을 설립해 칼륨 사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총 72만t의 생산능력(울산공장 40만t, 중국법인 32만t)을 확보했다.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18만t 규모의 추가 증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 법인의 생산능력을 2027년까지 50만t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분기 실적 부진 … 하반기부터 반등 전망
최근 5년간 실적(인적분할 후 연결 기준)은 우상향이다. 2018년 매출액 6018억원, 영업이익 721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액 1조4049억원, 영업이익 1479억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각각 133.45%, 105.13% 뛰었다. 지난해 한국 법인 기준 지역별 판매 비중은 아시아 52%, 유럽 23%, 남미 10%, 북미 6% 순이다.
2분기엔 매출액 3011억원(전년 대비 10% 감소), 영업이익 83억원(86% 감소)으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회사 측은 중국 법인이 고가 원재료 재고 부담과 중국 내수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고객사 수출 부진 및 수요 감소 영향으로 3분기까지 실적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29일 유니드 관계자는 “6월 울산공장 증설로 국내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며 “4분기부터 저가 원재료가 투입되면서 스프레드(제품 판매가와 원재료 가격 차이)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석유화학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며 “현재는 원재료 가격 하향 안정화 및 스프레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후베이성 이창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수소와 같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세에 맞춰 2025년 칼륨 총 생산량 81만t, 2027년까지 90만t을 목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시총 3729억인데, 현금성 자산만 1666억 … KB증권 “목표가 7만9000원”
총 주식 수는 676만7600주이다. 최대주주는 유니드글로벌상사 외 1인이 45.44%(307만5333주)를 들고 있다. 국민연금이 8.83% 보유하고 있고, 자사주는 1.90%가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9.95%다.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1666억원으로 시가총액(3729억)의 절반이 조금 안 된다. 유형 자산(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은 485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주당 2000원이었다.신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코스닥 반도체 후공정 상장사 에이팩트에 400억원 지분 투자했고, 탄소소재 기업 더카본스튜디오에도 투자했다. 다른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통해 향후 사업 모델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30% 넘는 글로벌 독과점 지위와 필수 소비재(식품·제약)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가스와 동반된 칼륨 가격 하락으로 장기 매출 추정치 조정 및 영업이익 부진 예상으로 목표주가는 7만9000원으로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 주가 대비 43.38%의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어 “올해 매출액 1조1150억원, 영업이익 42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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