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00만원씩 벌어요"…요즘 대학생 '신박한 알바' [방준식의 N잡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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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라디오 DJ로 활동중인 테리
즐겨듣다 DJ 도전장
'밀리의 서재'서 북리더로도 선발
"대학생 3학년, 매달 100만원씩 벌죠"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겨 들었어요. 얼굴 없이 음악으로 소통하는 라디오 DJ가 꿈이었죠.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조금 외로울 때가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오디오 라이브에 대해 알게 됐어요. 언제 어디서든 나만의 방송을 할 수 있다니 꿈만 같았죠. 그렇게 DJ에 도전했어요. 처음에는 2시간 동안 할 말을 찾아 무슨 썰을 풀어야 할지 막막했는데, 친구처럼 편하게 하루 일과를 공유하다보니 청취자도 점점 늘었어요. 수익도 왠만한 알바보다 훨씬 좋았고요. 나름 목소리로 인정 받아 '밀리의 서재' 북 리더로도 선발됐죠.(웃음)"라디오는 죽었다". TV가 처음 등장했을때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21세기 스마트폰 시대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라디오를 찾고 있다. 과거에는 라디오 기기나 워크맨으로 들었다면, 최근 MZ세대들은 오디오 앱을 통해 DJ와 소통한다. 달라진 점은 소통의 방식이다. 과거에는 라디오스타들에게 손 편지로 소통을 했다면, 이제는 댓글로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는 장점에 DJ에 도전한 이들이 늘고 있다. 소통 방송으로 매달 수익도 내고 있는 DJ테리(닉네임·24) 씨의 이야기다. Q. 자기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오디오 소셜 플랫폼 '스푼'에서 책 방송을 하고 있는 DJ테리(닉네임·24)입니다. 저는 미국에 있는 항공대 3학년으로 재학 중인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매주 1회는 DJ로 활동 중이죠."Q. 어떻게 처음 DJ를 하시게 됐나요.
"어렸을때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겨 들었어요. 나도 저렇게 청취자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 주면서,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로 사람들과 소통하면 재미있겠다 싶었죠. 그러다 우연히 광고를 보고 어릴적 꿈을 이루려 도전했습니다.(웃음)"
Q. 어떤 콘텐츠를 운영하고 계신가요.
"청취자분들과 소통을 하고 노래를 들으며 가끔 책을 읽어 주는 소통 및 책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생이라서 오전 오후에 강의를 듣고, 아침이나 밤에는 비행 조종을 배우고 있어요. 모든 일과가 끝나거나 공강이 있을 경우 비정기 적으로 방송을 하고 있죠."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초반에 방송을 하며 힘들었던 점은 청취자분들에게 어떻게 하면 내 방송을 홍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홍보와 라이브 방송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었어요. 방송은 1회당 2시간을 할 수 있어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언제 어디서나 진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초반에는 인기가 많은 다른 DJ들의 방송을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진행을 하는지 배웠죠. 지금은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Q. 수익은 어떤가요.
"학업으로 방송을 자주 켜지는 못해요. 한달 평균 5~6회 정도 하고 있죠. 평균 100만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방송 횟수를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인 것 같아요. N잡으로 꾸준히 하면서 훨씬 많은 수익을 내시는 분들도 많죠. 저도 콘텐츠를 좀 더 다양하게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Q. 초기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크게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켤 수 있는 것이 장점이거든요. 컴퓨터로 좀 더 제대로 된 방송을 하고 싶다 하시면 마이크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구입하면 고음질로 방송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지금은 마이크 등 구입을 하면서 총 30~40만원을 투자했어요."
Q. 순수익을 벌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나요.
"순수익을 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청취자가 많다고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라 청취자가 적더라도 저를 좋아해주시는 찐팬이 있다면 수익을 벌 수 있어요. 시간 대비가 아닌 개인 역량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Q. 기억에 남는 게스트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당목캐(당신의 목소리를 캐스팅합니다)'라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참가해 우승을 했던 경험이 기억에 나요. 최근에는 스푼이 '밀리의 서재'와 협업 한 '위로의 목소리를 찾습니다'라는 프로젝트에서 최종 2등으로 오디오 북 리더에도 선발됐죠. 나름 목소리로 인정을 받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밀리의 서재 앱에서도 저를 검색하시면 제가 직접 읽은 오디오 북을 들으실 수 있어요.(웃음)"
Q. 본인만의 소통 노하우가 있나요.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 '썰'을 풀 수 있는 분들이 있지만, 그 반대도 있을 겁니다. 저도 방송 초반에는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럴 때는 '청취자'라는 개념보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마인드로 접근하시면 좋습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 축하받을 일을 같이 공유하며 수다를 떤다는 마음으로 진행하면 보다 편하게 방송할 수 있으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평일 오전 10~11시 사이 일을 하고 계신 직장인 분들이나 심심하신 청취자분들께 듣방 하기도 좋은 방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중저음의 편안한 목소리를 좋아하신 다면 오셔서 가볍게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디오 소셜 플랫폼이라 DJ의 목소리와 배경사진만을 보고 들을 수 있어요. 실시간 소통 뿐만이 아닌 귀로 들으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죠. 언젠가 청취자나 DJ로서 만나는 날이 오길 바라겠습니다.(웃음)"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