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장 "무형유산 생명력 잇도록 국제적 결단·지혜 모아야"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20주년 기념 국제회의 서울서 열려
각국 유산 전문가·NGO 등 한자리에…내일 '서울 비전' 선언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청장은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20주년을 맞아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우리 모두의 결단력과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최 청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기후변화 등 인류를 위협하는 다양한 글로벌 이슈가 증가하는 만큼 무형유산이 살아있는 유산으로써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형유산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미래 세대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는 "협약을 통해 그동안 이룩한 성과를 축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직면한 과제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인식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난 20년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과 방향성을 탐색하는 이번 자리가 인류의 소중한 무형유산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역시 미래 세대를 향한 전 지구적 협력을 주문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이날 영상으로 전한 축사에서 "도시화, 기후 변화, 대중 관광, 문화 소실 위험이 심화하면서 무형유산의 취약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우리의 역할은 과거의 훌륭한 유산을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는 것에서 나아가 귀중한 자원으로 파악해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형유산을 무궁한 자원이 숨 쉬고 잠재적 가치가 큰 '보고'(寶庫)라고 지칭하면서 "우리에게는 이런 특별한 지식의 보고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한국의 사례를 거론하며 무형유산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2018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씨름으로 남북 공동 등재에 성공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도했다"며 "무형유산에는 화합을 유도하고 평화와 대화를 촉진할 힘이 있다"고 했다.
이번 회의는 2003년 유네스코가 채택한 무형유산보호협약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개회식에는 최응천 청장과 박진 외교부 장관, 취 싱 유네스코 부사무총장,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각국 유산 분야 전문가와 비정부기구(NGO) 등은 26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무형유산과 지속 가능한 삶, 무형유산과 자연, 디지털 환경 속 무형유산을 주제로 논의를 펼친다. 참석자들은 회의 내용을 토대로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평화를 위해 무형유산을 보호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 비전'(Seoul Vision)을 채택해 선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