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차단' 텍사스주 수중 장벽 강행…美정부 경고도 묵살

텍사스주지사, 바이든 대통령에 불복 서한…"법정에서 만날 것"
미국 공화당 소속인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가 남부 국경 리오그란데강에서 밀입국자를 차단하는 수중 장벽 설치 작업을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지만, 애벗 주지사는 이를 묵살하고 법정 다툼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텍사스주는 24일(현지시간) 애벗 주지사가 리오그란데강에 부유식 수중 장벽을 설치함으로써 국경을 지키려는 텍사스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이 서한에서 "지난주 목요일(20일) 법무부가 서한을 보내 리오그란데강에 설치한 부유식 장벽을 두고 텍사스주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우리는 법정에서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당신이 연방법을 충실히 집행해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방어해야 할 헌법상의 의무를 위반했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했다.
CNN과 CBS방송 등은 미 법무부가 지난 20일 텍사스주에 보낸 서한에서 리오그란데강에 설치 중인 부표를 24일 오후 2시(동부시간 기준)까지 철거하라고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 법무부는 텍사스주가 리오그란데강에 설치한 부표가 선박의 항행을 방해해 항만법을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애벗 주지사의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은 국경순찰대 요원들이 국경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주지사의 행동은 잔인하고, 이민자와 국경 요원들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텍사스주는 리오그란데강을 통한 밀입국을 막을 목적으로 지난 8일부터 국경도시 이글패스 강둑에 1천피트(304.8m) 길이로 부표를 연결해 수중 장벽을 설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지역 신문과 CNN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리오그란데강 경비대의 한 군의관은 상부에 보낸 서한에서 이 부표에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철조망이 달려 있으며, 이 철조망을 넘어오려는 밀입국자들을 강물에 다시 밀어 넣으라는 비인도적인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텍사스에서 카누·카약 대여와 강습을 하는 한 업체는 이 부표가 영업을 방해한다며 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