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SVB' 위기설 돌던 팩웨스트 인수된다…한숨돌린 美 지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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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본사 둔 캘리포니아은행이 인수하기로캘리포니아은행이 지역은행 위기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위기에 처했던 팩웨스트뱅코프를 인수한다.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위기를 타개하면서 캘리포니아 지역 은행업계도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자산 360억달러·예금 310억 규모 은행 탄생
캘리포니아은행 주가 11% 급등, 팩웨스트 27% 급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올해 초 지역은행 위기 이후 대출기관들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캘리포니아 은행이 팩웨스트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지난달 말 기준 캘리포니아은행 자산은 약 94억달러, 팩웨스트는 380억달러로, 합병으로 자산 규모 360억달러, 대출 250억달러, 총 예금 310억 규모의 은행이 탄생한다고 양사는 밝혔다.
두 은행 모두 대부분의 영업점이 캘리포니아주에 있으며,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있다. 캘리포니아은행 시가총액은 8억4900만달러 규모로 팩웨스트(9억800만달러)에 약간 못 미친다. 자레드 울프 캘리포니아은행 CEO는 팩웨스트에 근무한 적 있다.
인수합병(M&A) 가치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조금 넘는다. 사모펀드인 워버그핀커스와 센터브릿지가 총 4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19%를 확보할 계획이다.이번 합병은 M&A 시장에서 볼 때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건전성 위기에 빠진 은행 부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팩웨스트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자 한 차례 위기설을 겪었다. 기술(IT)기업이 주 고객이고, 보험 가입 예금 비율이 높지 않아 SVB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팩웨스트는 올해 상반기에만 예금액이 18% 감소했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지난 5월 26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대출 포트폴리오를, 6월에는 35억달러 규모의 특수금융 대출 패키지를 매각했다.
금리 상승으로 하락한 팩웨스트의 대출·채권 가치가 인수의 마지막 변수였지만, 캘리포니아은행은 두 사모펀드의 자금 지원을 통해 자본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캘리포니아은행은 11.17% 오른 14.62달러, 팩웨스트는 27.04% 내린 7.6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