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짙은 글로벌 장세…거시경제 변수 둔감 테마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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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자산운용 하반기 글로벌시장 전망 간담회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이 연초 우려 대비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만 업종이 두루 오른 것이 아니라 소수 종목들이 상반기 시장의 강세를 견인했던 만큼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는 거시경제 환경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평가가치(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고, 우량성과 성장성을 모두 가진 종목에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달 기준금리 인상 종료할 듯…내년 상반기 인하 예상"
26일 AB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하반기 글로벌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이재욱 AB자산운용 부장(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은 "시장의 시선이 소수종목에 집중되는 때를 두고 시장의 폭이 좁아지고 있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장에선 간격을 갖고 이런 현상이 나타났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그 기간이 장기적 추세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이번의 쏠림 현상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 본다"고 했다.
팩트셋 등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펫, 메타 플랫폼스 등 10개 종목은 올 1~6월 미 S&P 500지수 내 수익 기여율이 79%에 달한다. 이들 종목의 평균 벤치마크 비율은 26% 수준이지만 사실상 미국 주식시장 수익률을 끌고 간 것이다.
이 부장은 최근 1년간 미국 기업들의 올해 이익전망이 가파르게 하락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S&P 500지수의 이익 전망치는 작년 6월 대비 12% 하향됐다. 그는 "이익 전망 예상치가 실제 이익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수치로 볼 때 미국의 경기가 저점에 근접했다고 예측한다"며 "그럼에도 상반기 지수 성과가 좋았던 것은 지수 상승세가 개별 기업들의 이익 요인보다는 밸류에이션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이 부장은 "주식시장의 선방에도 거시경제적 환경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긴축 정책,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침체 가능성 등 언제 악재로 번질지모르는 요인들이 여럿이다"며 "때문에 올해와 내년에는 우량성과 성장성이 동반된 주식에 선별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의 화두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테마에 대해서도 선별적인 접근을 제안했다. 이 부장은 "과거 닷컴붐 때를 떠올려보면 AI가 인터넷 세상이 가져온 혁신처럼 미래에 획기적인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익성 창출에 실패한 기업이나 수익 경로를 갖추지 못한 곳들이 더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성장성,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권 시장 분석에서는 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유 파트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을 준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 중 인하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유재흥 AB자산운용 파트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기조가 올해 급격히 바뀔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선진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25bp 인상을 단행하고 나면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9월 FOMC를 앞두고 물가가 예상보다 더디게 떨어진다든가 오히려 올라간다든가 하는 등 압력이 존재하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겠지만 지금대로라면 인상기조는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며 "내년 상반기엔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AB운용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미국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각각 0.8%, 1.0%로 예상된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 3.8%에서 내년 2.5%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유 파트장은 "통화정책 변화를 기점으로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물가 압력이 점진적으로 사라진다면 채권 시장에 긍정적 효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현재 3.5∼4% 수준인데 내년 들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 파트장은 또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지금과 같은 장세에선 크레딧과 국채를 혼합하는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채와 크레딧 채권들의 역외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선 더 효율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