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환자에게 돌아와 달라"…부산대 어린이병원 교수들 호소

박수은 부산대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파업현장서 1인 시위
"부디 어린이 환자 옆으로 돌아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박수은 부산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전 부산대 어린이병원장)가 26일 1인 시위를 하며 든 팻말에 적힌 글이다.

부산대학교병원 노조 파업 14일째인 이날 박 교수는 보건의료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파업대회를 하는 양산부산대병원 외래진료동 1층 로비를 찾아 바로 옆에서 1인 시위를 했다.

박 교수는 "어린이병원 직원분들께 아이들 곁으로 돌아오길 간곡히 요청하고자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짧게 말했다. 부산대 어린이병원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바로 옆에 있다.

어린이병원 1층 로비 곳곳에도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이름으로 호소문이 붙었다.

교수들은 "보건의료노조 파업으로 7월 13일부터 열흘이 넘도록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필수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를 바라보며 무기력함과 비통함에 참담한 실정"이라고 적었다.
이어 "2주 동안 병이 심해 시술이나 수술받아야 하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진료를 안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수들은 노사 모두를 향해 최소한의 필수 진료를 지속할 수 있는 입원 병상 확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부산대 어린이병원 노조원들은 양산부산대병원 노조원과 함께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 지부 소속이다. 부산대병원 지부가 임금 개선, 인력 확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13일부터 2주째 파업을 하면서 부산대 어린이병원도 소아청소년 환자 치료에 차질이 발생했다.

2010년 문을 연 부산대 어린이병원은 소아 질환 전문 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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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부터 소아 장기이식, 희귀 난치 질환을 주로 치료한다.

부산·경남·울산을 중심으로 멀게는 경북, 전남 지역 어린이 환자까지 찾는다.

병상수는 212병상 규모다.

그러나 부산대병원 노조가 지난 13일 파업에 들어간 후 일반병실 어린이 환자를 내보내면서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현재 46병상만 운영 중이다.

수술, 외래진료도 평상시보다 줄었다. 병원 관계자는 "파업 후 입원, 외래 진료가 힘들어지면서 중증 어린이 환자는 어쩔 수 없이 빨리 치료를 하도록 서울까지 보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