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땅을 알았다고?'…원희룡 "행신동 1082번지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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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위서 野 한준호에 반격"행신동 1082번지가 무슨 땅인지 아십니까?"
"한준호 의원 사무실 옆 지번인데...
본인도 모르면서 왜 공격하나"
26일 국회 국토교통위 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 관련 전체 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뜸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행신동 1082번지'에 대해 물었다.원 장관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한준호 의원을 향해 "모르시지 않느냐"고 쏘아붙였다. 알고 보니 원 장관이 언급한 해당 지번은 한 의원 본인의 지역구 사무실 바로 옆 건물 지번이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때 한 의원이 원 장관에게 지번을 열거하며 "이 땅의 주인이 김건희 여사 일가"라고 질의한 것을 고리로, 민주당이 원 장관에게 특혜 의혹을 씌우자 원 장관이 반격에 나선 것이다. 통상 지번을 외우고 있기 힘들다는 것을 한 의원을 통해 입증한 셈이다.
앞서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개발에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제가 김건희 여사 땅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인지했다면 장관직뿐만 아니라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이날 "원 장관은 양평 고속도로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의 땅이 있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장관직을 사퇴하겠다,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다"면서 "원 장관이 분명히 인지한 것은 제 질의를 통해 입증이 된 것 같다. 장관직 사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원 장관은 "그때(지난해 국감 당시) 여러 지번을 놓고, 저도 모르는 사항을 불법이냐고 물어봤기 때문에 그 부분을 부서에 확인해 보겠다고 한 건데, 거기에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지번을 알았다고 (의혹이) 입증됐다고 왜 그렇게 일방적으로 단정하느냐"며 "본인 지역 사무실 지번도 모르면서"라고 응수했다.
한편, 원 장관은 이날 사업 전면 재검토 선언과 자료 미제출 등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특혜 의혹을 제기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부터 사과하라'며 맞섰다. 원 장관은 "그런 문제들을 우리가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해서 오늘 현안 질의가 마련된 것이 아니겠느냐"며 "제가 아직 보고도 시작을 안 했는데 사과부터 해라, 순서에 맞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 측의 사과 요구가 계속되자 "사과할 내용이 없다"며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 선동으로 몰고 왔던 민주당 전·현 대표 두 분부터 사과를 해야 된다"고 반박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