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크라 고전은 서방훈련 활용 못하는 구식 지휘관들 탓"

유출 기밀정보 주장…"서방훈련보다 실전경험 중시"
영국군 등에선 이견…"전형적인 독일의 오만함" 지적도
더디게 진행되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대해 독일 연방군은 서방의 훈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군 지휘부의 '잘못된 리더십' 탓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독일군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서방에서 받은 훈련을 완전하게 수행하지 못하는 군 리더십에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평가는 독일 신문 빌트가 입수해 보도한 독일군의 기밀 정보 문서에 담겨 있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1천㎞에 걸친 전선에 병력을 너무 얇게 배치하고 있고, 너무 적은 수의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독일군은 우크라이나군의 10∼30명 규모 부대로는 러시아 전선을 뚫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소규모 부대는 오인 사격 위험을 높이고 서방에서 훈련받은 군인들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독일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표준 훈련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훌륭한 습득 능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들이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면 서방 훈련을 받지 않은 사령관들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실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서방 훈련을 받은 군인보다 전투 경험이 있는 군인을 선호하고 진급시키는 것도 문제라면서 "전투 경험이 있다고 전투에서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 사령관들은 리더십에서 상당한 결함을 보인다"며 "잘못되고 위험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러한 보도 내용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가 너무 많은 지뢰를 매설한 탓에 반격이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9개 마을을 탈환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방이 F-16 전투기나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 효과적인 무기를 제공하지 않고 많은 병력을 희생하라는 압박을 주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영국군 관계자는 독일군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의 고위급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우크라이나군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독일군이 비판한 내용이 그 문제 중 하나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서방에서 훈련받은 내용을 이행하려고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유럽회복력이니셔티브센터(ERIC) 창립자 세르게이 숨레니는 "이 문서는 전형적인 독일의 오만함을 보여준다"면서 독일에서 훈련받은 군인이 숙련된 우크라이나 군인보다 뛰어나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