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충전으로 병든 세포 재생…전기자극기 '엘큐어1000' 출시

기존 전기자극 물리치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기를 활용하는 고전압 미세전류 통증치료기가 출시됐다.

리젠테크는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의료기기 '엘큐어1000' 판매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뒤 5월부터 국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들어갔다. 이미 10대 가량의 계약이 성사됐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엘큐어1000은 심 원장이 고안한 엘큐어리젠요법을 구현한 기기다. 100~800㎂(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1500~3000V의 고전압으로 병든 부위에 흘려보내 통증 완화, 혈액순환 개선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통증 부위와 중증도 평가진단도 가능하다.

기존 재활의학과와 한의원 등에서 주로 활용되는 경피적 전기신경자극 치료기(TENS)는 100~150㎃(밀리암페어)의 동전기를 펄스 방식으로 내보낸다. 엘큐어는 1500~3000V의 고전압을 정전기 방식으로 흘려보낸다. 전압은 높지만 전류의 세기가 낮기 때문에 안전한 데다 세포 내 전기충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전기자극을 치료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역사가 깊다. 1931년 독일 생화학자 오토 바르부르크는 전기생리학의 개념을 정립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1963년엔 영국 생리학자인 앨런 로이드 호지킨과 앤드루 헉슬리가 '세포 내 음전하·양전하 사이의 전위차와 신체현상 변화에 대한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심 원장은 림프부종, 하지정맥류 환자 등을 치료하면서 전기자극치료로 이들 질환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한 뒤 2016년부터 전기생리학 연구를 해왔다. 그는 2017년 호아타(HOATA, high voltage operating microcurrent therapeutic application)라는 전기자극치료기기를 선보였다. 엘큐어1000은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디자인을 심플하게 개선한 제품이다.

인체 에너지의 60% 정도는 세포의 전기생리현상 유지를 위해 활용된다. 세포막 안은 음전하, 세포막 밖은 양전하 상태를 띄는데 일정 전위차를 유지해야 세포막을 중심으로 이온들이 소통하며 에너지(ATP)를 생산하고 신호전달을 통해 생명현상을 할 수 있다.

이런 세포막 안팎의 전기 소통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 통증, 만성질환, 노화 가속이 초래된다는 게 전기생리학의 기본 원리다. 엘큐어1000은 세포막 안에 높은 수준의 음전하가 충전되도록 한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아 미토콘드리아 활성도가 떨어지면 세포 주위에 림프슬러지(찌꺼기)가 끼고, 이로 인해 세포 간 절연 상태가 조성돼 세포 기능이 떨어진다. 이 때 엘큐어1000이 이온분해 효과를 발휘하면 림프슬러지를 용해,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림프슬러지가 진득진득하게 세포막 주위에 축적되면 전기(이온) 소통이 막히며 세포가 방전돼 축 처진 상황이 된다"며 "엘큐어1000은 세포 충전과 함께 림프슬러지 용해 효과를 발휘해 세포에 활기를 불어넣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제품을 출시한 리젠테크는 지난해 1월 고전압 미세전류 통증 진단기기 특허도 받았다. 매주 1~2회 엘큐어1000으로 전기자극을 가하면 통증 완화 효과를 낸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