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4조' 뚫은 현대차에 증권가 "피크아웃 우려는 NO, 계속 달릴 것"

"하반기도 안정적인 성장세 기대되지만…"
주가 반등은 글쎄…"피크아웃 우려에 박스권 전망"
사진=이솔 기자
현대차가 올 2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27일 증권가는 초과 수요가 지속되며 피크아웃(정점통과) 시점이 지연되고 있단 평가를 내놨다. 재고일수를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만큼 우려보단 상방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단 의견도 있다. 다만 주가는 피크아웃 우려와 견조한 실적 사이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단 전망이 나온다.

전날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3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2%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시장 추정치(3조9000억원)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조2496억원으로 17.4% 증가했고, 순이익은 3조3468억원으로 8.5% 늘었다.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최대 영업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와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이 수익성을 견인했단 분석이다. 영업이익률은 10%로 2013년 2분기(10.4%)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에서 환율 기여도가 컸기 때문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환율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오는 9월 이후에는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 영업이익 변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로 피크아웃 시점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증권가 평가다. 글로벌 재고 수준은 1.3개월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극심한 재고난을 겪었던 2021년 하반기 이후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반도체난 해소에 따른 제조사 간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가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높아진 건 사실이나 실질 거래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이에 피크아웃 우려보단 상방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쟁심화·인센티브 상승에 따른 실적 피크아웃 우려 지속되고 있으나, 극히 낮은 재고 수준, 물량 효과를 감안하면 피크아웃 아닌 높아진 이익체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해 현대차도 올해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기존 10.5~11.5%에서 14~15%로, 영업이익률은 기존 6.5~7.5%에서 8~9%로 높여 잡았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이라는 해석보다는 제품 경쟁력 향상·브랜드 인지도 개선에 따른 판매규모(MS) 및 영업실적이 과거 대비 레벨업되는 과정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약 8% 후반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높아진 수익성이 미래기술투자와 주주환원 확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장기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재고월수가 약 1.3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양호한 실적과 배당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다. 하반기 긍정적 사업성과 확인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기아 본사. 사진=한국경제신문
하지만 주가 향방에 대한 전망은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크아웃 우려와 전기차 업체를 선호하는 시각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라며 "앞선 투자자들의 이같은 시각을 벗어나는 시점에 완성차의 본격적인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가는 견조한 실적과 둔화되는 방향성 속에서 박스권 등락이 예상된다"며 "향후 관건은 4분기로 가면서 높아진 금리가 실제 수요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와 경기 둔화 시 현대차의 자체적인 실적 방어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경기 영향은 모든 자동차 업체가 전반적으로 받겠으나 주요 경쟁 업체 대비 높아진 상품성과 시장 대응력을 감안할 때 상대적인 실질 방어력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