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2%p '역대 최대'…외환 유출 시작되나 [강진규의 외환·금융 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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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ed는 25∼26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5.25~5.50%로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의 금리 상단과 한국의 기준금리(연 3.5%)간 격차는 기존 1.7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커졌다.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을 또다시 경신하면서 환율과 외환부문의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면 외환이 유출되고, 통화간 수요와 공급 차이로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은 상승)한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한 목적의 금리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여러 차례 "한·미 금리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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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달 외국인 증권자금 순유입 규모가 5월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점은 부담이다. 주식만 따로 보면 자금이 3월(-17억3000만달러)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순유출(-3억1000만달러)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한미금리차에 따른 불안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할 경우 급격한 외환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홍기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은 "한미 금리차가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그간 환율 안정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급속한 자본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이 금리를 다시 올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시장에선 2%포인트의 금리 격차까지는 한은이 감내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Fed가 9월 FOMC에서 추가 인상을 할지 여부가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란 의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