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들이 그려낸 두 개의 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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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김윤식의 춤추는 사진가체코 국립발레단에서 무용수로 활동하던 시절. 존 크랑코의 백조의 호수 첫 프리미에르 전날 마지막 리허설 때였다. 객석 4층에서 무대를 내려다 보고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발레 장면을 찍을 때 보통 명확한 포즈가 아니면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 이날은 백조들이 모여 원형의 움직임을 만드는 장면이 눈에 들었다. 밤하늘의 별을 찍을 때처럼, 긴 시간 노출로 그들의 궤적을 촬영했다. 우주의 소행성 같기도, 거대한 호숫가에 피어나는 한밤의 물안개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