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워 어깨가 들썩들썩… 기립박수 쏟아진 뮤지컬 ‘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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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이 심했던 1950년 미국에서‘음악 앞에서 흑백은 동색’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알린 DJ 이야기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10월 22일까지
뮤지컬 ‘멤피스’는 인종차별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시기에 오로지 음악으로 하나되는 이야기다. 역동적인 춤과 노래로 잠시나마 고단한 인생을 잊게 해준다. 작품은 1950년대 미국에서 흑인 음악을 백인 사회에 널리 알린 라디오 DJ 듀이 필립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2010년 공연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음악상, 각본상 등을 휩쓸었다. 2015년 로렌스 올리비에상에선 최우수 안무상과 음향상을 받았다. 국내엔 공연 제작사 쇼노트가 들여와 이번이 초연이다.
로큰롤의 대명사와도 같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자란 도시인 미국 남부의 멤피스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실제로 듀이 필립스는 흑인 음악으로 세계적 성공을 거둔 엘비스의 음반을 처음으로 방송에 내보낸 인물. 처음 음악을 내보냈을 때 가수가 누군지 묻는 청취자들의 전화가 빗발쳐 엘비스의 음악만 줄곧 튼 에피소드가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품 속 주인공 휴이와 펠리샤는 흑인과 백인의 차별이 극심한 시대를 ‘음악의 힘’으로 극복해낸다. 휴이는 백인 방송국에서 흑인 음악을 송출하며 차별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흑인 클럽에서 노래하는 여성 가수 펠리샤는 뛰어난 실력으로 전국 투어까지 하는 스타로 성장한다. 배우들의 가창력에 입이 떡 벌어지는 뮤지컬이다. 특히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펠리샤 역을 맡은 배우 정선아는 처음 무대 위에 등장해 부른 넘버 ‘언더그라운드’부터 객석의 환호를 터뜨렸다. 휴이의 엄마 글래디스를 연기한 배우 최정원은 길지 않은 분량에도 주인공 못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조연들 중에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언더그라운드 클럽의 바텐더 게이터(배우 조성린), 방송국 청소부 바비(유효진) 등이 성장하는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어릴 시절 아버지가 교수형으로 죽는 장면을 목격하고 실어증에 걸린 게이터가 다시 말문을 트고 노래하는 장면은 큰 울림을 준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연출로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뮤지컬이다. 펠리샤와 앙상블이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은 콘서트장을 방불케한다. 관객들이 박수로 박자를 맞춰주고,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선 모두 일어나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다. 화려한 음악과 안무 등이 주를 이루는 미국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전형과도 같은 작품이다.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혹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등과 같은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 작품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겠다. 공연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오는 10월 22일까지.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