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기승전 국정조사' 주장"…元 "이럴거면 왜 불렀냐"
입력
수정
野, 국토위 현안질의 끝나자마자더불어민주당이 27일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대통령 처가특혜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현안 질의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정조사 추진을 못 박은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국조 요구서' 제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기승전 국정조사'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비판했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럴 거면 왜 새벽까지 잡아둔 것이냐"고 반발했다. 전날 새벽 1시 30분께까지 국토위 현안 질의에 참석했던 원 장관이 허탈감을 표현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요구서에서 "변경된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일대에 대통령 처가가 소유한 토지가 다수 있어 특혜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해당 사업을 독단적으로 백지화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원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엔지니어링 회사를 잠깐만 불러서 물어보면 충분히 해소될, 의혹 같지 않은 의혹을 15시간 넘게 반복하며, 말꼬리만 잡은 게 민주당"이라며 "해야 할 일은 하지도 않고, 공개 토론은 피하고, 근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는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복된 기 싸움으로 국토위 현안 질의를 '맹탕'으로 만들어놓고, 오히려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 장관은 이어 "상임위에서도 부를 수 있는 증인과 전문가를 못 나오게 하면서 국정조사라고요?"라며 "의혹에만 매달리지 말고, 전문가 검증과 주민 의견에 근거한 최선 방안 추진에 협조하시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을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국토위가 차수 변경까지 하면서 새벽까지 상임위를 열었다"며 "어제 상임위 상황을 보면, 했던 내용을 반복해서 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우리 당 의원들이 관련 전문가를 불러서 질문도 하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이나 차관이나 공무원을 상대로 조사하기보다 전문가들이나 참고인을 불러 조사할 필요가 있을 때 국정조사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양평고속도로 관련해서 민주당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상임위를 열어 충분히 질문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계속 끌고 가서 양평 군민이 원하는 사업을 지연시키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정쟁의 수단으로 요구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어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15시간 넘게 이어진 원희룡 장관의 팩트체크와 검증으로, 이 논란은 사실상 민주당과 가짜뉴스의 패배로 종결됐다"며 "민주당은 땅이 거기 있다는 1% 진실과 모든 것이 외압과 특혜로 이루어졌다는 99% 거짓으로, 양평 군민을 볼모로 한 비겁한 싸움을 집요하게 걸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어제 민주당이 제기한 대부분의 의혹은 용역사의 증인을 부르면 충분히 해소될 만한 내용이었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이들마저 '국토부 편'이라며 증인 채택도 해주지 않으면서 몽니만 부렸다"고 지적했다.
백 상근부대변인은 "이 의혹 제기의 시작이 누구였나. 소위 '해찬 IC'라 불리는 '연기 나들목' 특혜 논란의 당사자인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라며 "자기 객관화도 못 하고 괴담의 출발 지령을 내린 이해찬 전 대표와, 여기에 부화뇌동하며 국민을 선동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공개 사과하고, 하루빨리 고속도로 '정상 추진'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