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한동훈, 떴다 하면 '스포트라이트' [이슈+]

한동훈 법무부장관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뉴스메이커'로서의 영향력을 재차 과시했다. 27일 정치권은, 전날 국회를 방문했던 한동훈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각종 새로운 뉴스가 생산되면서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이 내놓은 각종 현안 관련 답변 내용을 근거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장 발부' 시기를 점치기도 하고, 한 장관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막말' 비난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동훈 "민주당, 최악의 사법 방해" 발언 화제

정치권이 가장 주목한 것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민주당의 접촉 시도를 비판한 한 장관의 발언이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민주당이 자기편에게 불리한 진술을 뒤집어보려고 검찰청에 몰려가서 드러눕고, '영치금 보내기' 운동을 하고, 성명서를 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이화영 전 부지사) 가족을 접촉하고 면회 (시도)를 해서 진술 번복을 압박하는 행태를 보이는데 이건 권력을 악용한 최악의 사법 방해에 가까운 행위"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역사상 다수당이 진술을 뒤집어보려고 이처럼 무력 시위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국민들께서 다 지켜보고 있는 백주대낮에 이런 황당한 무력 시위에 성공한다면 법치주의는 농담처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24일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한 바 있다. 또 이 전 부지사에게 특별 접견을 신청하는 등 다각도로 이 전 부지사와 접촉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의 이 발언은 법사위 전체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뤄졌다. 한 장관은 법사위 회의에서는 의원들의 질문에만 충실히 답변해야 입장이다. 발언 내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나누는 질의응답의 경우, 상대적으로 답변이 자유로울 수 있다. 한 장관은 그 시간을 이용해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정치권은 이날 한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영장 발부 시기를 점치기도 했다. 검찰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의 발언으로 볼 때 이화영 전 부지사가 심경 변호를 보인 것 같다며 "마지막 게이트키퍼가 이화영 전 부지사라고 봤을 때, 이게 뚫리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영장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관련 기사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화제 된 박범계 vs 한동훈…野 민형배 '막말' 도마 위에 오르기도

전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날 선 기 싸움을 벌이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장관의 '말싸움'도 '빅뉴스' 중 하나다.

박 의원은 한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 장모인 최은순씨에 대해 질문을 하며 "왜 이렇게 엷은 미소를 띠고 있느냐"고 따졌고, 한 장관은 '제 표정까지 관리하시느냐"고 맞받았다. 이에 박 의원은 "제가 관리한다고 관리되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의원들이 국회 상임위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을 향해 답변 태도를 지적하는 일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다수의 국무위원은 국회의원의 지적에 '태도를 시정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하지만, 한 장관은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모습을 보이며 그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는 특히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의원들의 신경을 긁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을 향해 "정신 나갔네~", "참 무례하네, 뭐라고 말이 길다고? 너나 짧게 하시길"이라고 거친 막말을 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본인에 대해서 체포동의안이 올라간다면 그걸 가결할 거냐 부결시킬 거냐, 이거 아주 단순한 얘기 아닌가요"라며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찬반 투표 내역을 공개해 '반대 이탈표'를 막으려는 것이란 여당의 주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 역시 두 건의 논평을 통해 민 의원을 지적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기장에 써도 민망할 이런 말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공개적인 곳에 적어 둔 것을 보면 국회의원의 자질은 물론이고 인격까지 의심하게 만든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더라도 장관을 향해 이런 막말을 내뱉을 특권은 허락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동훈 국회 오는 날, 정치 패널들도 '긴장'

'뉴스메이커' 한 장관이 국회에 오는 날이면 정치 관련 라디오나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패널들도 긴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이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즉석 질문에 답변을 하는 '백브리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다 보니, 실시간으로 각종 뉴스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정치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는 한 패널은 "한 장관이 국회에 오면, 공식·비공식으로 각종 발언이 쏟아진다. 그래서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며 "방송 중에 사전에 준비하지 않은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